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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3 13: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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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종이라는 게 번식을 하면 자신과 똑같은 특성을 지닌 종이 태어나야 하는데 그게 불가능하다면 종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네요. 제 의견을 조금 수정하자면 하나의 종은 '비슷한 욕구'와 '비슷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로 해야겠네요.
다만 종의 번식을 전제로 하지 않고 그냥 번식이 불가능한 마지막 종으로 생각한다면 다른 종으로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SF장르에서는 인체 개조 등을 통해서 인간의 신체 구조가 많이 바뀌는데 그걸 같은 종으로 볼 수 있을지 궁금한 것도 이유 중 하나였어요. 저는 신체 구조가 많이 바뀌더라도 그것을 같은 종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하나의 개체가 아니라 어떤 SF적 국가에서 모든 인간 개체에게 강제적으로 신체 개조를 해서 결국 모든 인간이 신체 개조가 된 상태가 된다고 했을 때 그것을 지금의 우리와 같은 인간 종으로 볼지에 대해 생각해보면 저는 같은 인간 종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인간과 비교해서 현저한 능력의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서요. 총몽의 갈리 수준의 신체 능력이라면 다른 종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음... 근데 말하신 대로 저의 기준은 너무나 주관적이라서 객관화되기 힘든 것 같습니다. 학문적으로는 분류할 수가 없고 단지 사회적으로 같이 융화될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나의 종은 사회적으로 공생관계를 가지며 융화된다는 것을 전제하잖아요. 성을 통해 생식을 해야 한다면 암수는 반드시 서로 사회적인 교류를 해야 하니까요. 물론 동성 생식도 있지만요. (제 글이 지금 논점은 없는데 그냥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 중입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동일 종임에도 불구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사회적 교류가 불가능한 개체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그 개체가 지닌 욕구관련 권력의 차이 때문인 것 같고요. 더 우월한 입장이거나 더 열등한 입장이 되겠네요. 카프카의 벌레 같은 경우는 열등한 입장이 된 것이고 닥터 맨하튼은 우월한 입장이 된 것이죠.
그리고 제가 '권력'이라고 단어를 지정하였는데
'욕구관련 권력'이라고 단어를 새로 만드신 게 더 정확해 보이네요.
의식의 작용이라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근데 저는 위에서 적지는 않은 것 같지만 원초적인 욕구도 욕구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면서 적었습니다. 이는 욕구에 대한 정의에 따라서 님 의견은 님의 정의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원초적인 욕구... 예를 들어서 멍게의 경우는 성체가 되면 뇌를 스스로 소화시켜서 뇌가 사라지는데도 먹이를 먹고 배출합니다. 뇌가 없음에도 먹이를 먹는 것은 의식이 없더라도 몸에서 일어나는 반사적인 작용임에도 그 몸체가 그것을 하도록 욕구한다랄까요. 적고보니 욕구라는 단어랑은 의미가 잘 안 맞는 것 같네요. 그건 그냥 근육 수축 반응 같은 걸 미리 프로그래밍한 것과 비슷하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과연 의식에 따라서 욕구는 좀 더 명확해지는 것 같네요.
제가 또 궁금한 것은 좀 복잡한 문제입니다.
저는 욕구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우리가 욕구하는 모든 것들이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면 그건 당연한 게 아니겠지요.
이것은 환경선택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초기에 우연히 두 개의 생물체가 무작위하게 만들어졌다고 하면,
하나의 생물체는 생존의 욕구가 없고, 하나의 생물체는 생존의 욕구가 있습니다.
그럼 당연히 생존의 욕구가 없는 개체는 죽고 환경 선택에 의해서 생존하고자 하는 종만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번식에 대한 욕구도 있어야 그 종이 계속 전수될 수 있겠지요.
그래서 그 결과가 지금의 인간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의 욕구는 완전히 우연적인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제가 궁금해했었습니다.
근데 지금 글을 쓰면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의 욕구는 분명히 우주 내부적으로 보자면 우연히 만들어졌습니다. [밀러의 실험을 정설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우주를 만든 어떤 존재가 우주를 설계할 때 이것을 의도했다면
우리의 욕구는 겉으로는 우연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당위성을 지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우주를 만든 존재가 무슨 의도를 지녔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영원히 알 수 없다는 결론으로 가고 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