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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5 00: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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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및 몇몇 댓글을 보면, 시댁 식구들에 대한 호칭이 하인이 상전한테 쓰는 말 같아서 싫다는 내용이 있는데
어원으로 보면 아가씨는 '아기씨'와 같은말로 아이부터 갓 결혼한 새댁까지 넓게 아우르는 호칭이고, 도련님의 도령은 미혼 남성을 점잖게 부르는 호칭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도령을 높여부르는 도련님의 옛말이 '아기씨'로 아가씨의 어원과 같다는 것인데 여기서 아기씨란 말은 '언니'처럼 남녀불문 젊은 사람을 칭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하고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의미로는 궁중에서 극존칭으로 쓰는 의미도 있지만 가족 관계 호칭으로만 보았을 때.)
그리고 서방이란 말이 또 재미있는게 사전적인 의미로 부부 사이의 칭호로서의 서방님은 남편보다 낮춰 부르는 말이면서, 결혼한 시동생을 부를 때는 서방님이라는 높임말이 되는데, 또 처가 입장에선 오히려 사위나 매제등에게 ~서방 하며 낮춰 부르는 호칭이라는 것이죠.
장황하게 써놓은 것은 세가지 호칭들이 하인이 상전에게 쓰는 말이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도 쓰는 호칭이라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솔직히 도련님이니 서방님이니 아가씨니 현대에 쓰기는 낮간지러운 호칭들이긴 합니다. 저희 집도 안써요.
저희 집을 예로 들면 매제와 저 사이 호칭은 형님/이서방이 아닌 그냥 형/매제이름, 제 여동생과 손아래 시누는 새언니/아가씨가 아닌 언니/시누이름으로 부릅니다.
최근들어 이런식으로 호칭을 서로 편하게 쓰는 경우가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겁니다.
'의매'라고 처제나 시누이를 아울러서 쓰는 호칭이 있지만 현대에는 거의 쓰지 않죠.
쓰는 사람들이 줄어드는 단어는 자연히 도태되고 대체 될거에요.
뭐 사설이 길었는데 결론은.. 시대에 맞지 않는 칭호들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 시대를 지내신 분들과 공존하고 있느니 만큼 너무 급하게 바꾸기 보다는 서서히 바꾸어 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바꾸자! 바꿔내라!가 아닌 상기한 저희 집 호칭마냥 맘에 안드는 부분은 고쳐 써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바뀌도록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