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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7 22: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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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부러운 남편이네요. 전 당연히 집안일은 제가하고 육아도 거의 제가. 직장생활해봤던지라 집에오면 쉬고 싶어하는 마음 헤아려 되도록이면 일 안시킵니다. 힘들어요. 애 둘러업고 청소하고 계속 재생산되는 설거지하고 애 쫓아다니고 빨래하고 널고 개고. 다행히 아주 깨끗이 못해도 서로 군말없이 그럭저럭 삽니다. 가끔은 화가 나죠. 힘드니까. 특히 저녁준비. 뭐 대단한거 하는거 아닌데도 울고 매달리는 애를 데리고 불쓰고 칼쓰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더라구요. 진짜 멘탈 여러번 나갔습니다. 나 하나 먹는거면 대충 차려먹는데 말이죠. 그래서 애 낳고 집에 있으면서부터는 남편이 밥먹고 들어오는게 그렇게 좋더라구요. 가장 좋은건 외식도 아니고 그냥 맛있는거 사들고 오는 겁디다. 여튼 그 글의 남자분 무척 자상하시고 많은 일을 해주고 계신건 맞는 것 같아요. 아내분이 집안일과 육아에 능숙하지 못하고 잘 못해내고 있는데 남편분이 알아서 손을 덜어주고 계시니 갈등생길 거리가 그 만큼 줄어든거죠. 아내분이 낮동안 소중한 아기 보살피는게 고마운 것처럼 남편분 배려도 고마워해야하는게 맞는것 같구요. 그런데 아내분이 아이와 좀 떨어질 시간을 달라는 것도 한편으로 이해됩니다. 그건 상황을 따져 복에 겨운 소리로 치부될만한 성질이 아니라 전혀 다르고 중요한 요구이거든요. 아이와 보낸 시간동안 자연히 온 신경이 아이에게 맞춰지고 그게 엄청 스트레스더라구요. 아이에게 매인 기분도 그렇고. 집안일손을 덜어주는 것과 별개로 아내분은 좀 환기가 필요한 상황인 것 같구요. 같이 사는 공간을 가꾸고 유지하며 서로를 위해주는 일이기도 한 집안일에 대한 태도가 너무 안일하고 한쪽의 희생을 당연시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 따로 따져봐야 할 것이죠. 남편분은 아내에게 환기할 시간은 주시되 평소 집안일의 할당이나 아내분 태도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곧 복직이라 벼르고 있습니다. 평소 남편이 제가 집안일 할 동안 아이를 잘 봐주고 (내가 집안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동안 남편이 애를 보고 있다는 뜻이니까요)종종 제가 리프레쉬할 시간을 갖도록 배려해주는데 만족하지만 복직후에는 또 새롭게 분담해야죠. 육아도 집안일도 직장생활도 뭐하나 쉬운게 없지만 제 경험으로 봤을때 집안일은 그럭저럭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해도 엄청나게 대단한 일이고 육아는 끝없는 마라톤 같아요. 딱히 기다려지는 요일이 없어요. 그날이 그날이니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