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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보름 전 일어났던 실화.
게시물ID : humorstory_10002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라빛향기
추천 : 2
조회수 : 60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5/07/04 18:05:21
약 보름 전 

새벽 5:30 정도

이상스러운 기운에 벌떡 일어났습니다.
요즘 교생실습 기간이라 일찍 일어나긴 하지만 그래도 한 시간정도 빠른 기상이었지요.
그렇게 벌떡 일어나는 순간!!
창문 밖에 어른거리는 실루엣..사람의 윗머리 부분..
(제 방 침대에서 일어나면 창문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그 실루엣이 지나가면서 
 "XXX(뭐라 하는지 모르겟지만 대략 내 이름을 부른 듯 함). 나는 간다~"
조롱하듯이 이러는 거에요.

저는 상황파악이 안되서 뭐지? 이러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에 불이 켜져있는 걸 느꼈지요.
분명히 간밤에 제가 불을 끄고 방문을 닫고 잤는데 방문은 열려있고 불은 켜져 있는 상황..
이게 어떻게 된거지? 이러고 있는 사이 침대에서 발견한 조그마한 돌.
아까 나를 조롱한 그 녀석이 나를 깨우려고 창문으로 던진 돌 같더라구요.
그 순간 깨달았죠. 

이 녀석이 우리 집에 들어와서 볼일 다 보고 나가면서 돌을 던져서 나를 깨웠다!!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뭐 그런 싸이코같은 도둑이 있나 싶고..
부랴부랴 없어진 물건을 챙겨보니 다른건 없고 지갑에서 돈 5만원만 꺼내갔더라구요.
가난한 자취생의 돈을 훔쳐가다니..ㅠ 
가방 안에 지갑이 있었는데 제 방에 있던 가방을 부엌으로 가지고 나가서 거기서 돈을 꺼낸듯 했어요.

사태는 이렇게 되는거죠.
간밤에 저는 친척동생이 늦게까지 들어오지 않아서 문을 잠그지 않고 있었고,
그 사실을 깜빡하고 잠이 든거죠.
친척 동생은 그날 친구집에서 잔다고 집에 오지 않았고,
그 사이에 이 도둑이 우리 집에 들어온거에요.
들어와서는 동생의 방에도 불을 켜고 내 방에도 불을 켜고는 가방을 들고 부엌으로 나가 돈을 꺼냈다.
그리고는 집 밖으로 나가 그때까지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나를 비웃으며 돌을 던졌다.

정말 황당하더라구요.
사실 돈도 돈이지만.. 그날 자기전에 샤워를 하고 그냥 대충 걸치고 잤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도둑이 들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끔찍하더라구요.
목소리로 봐서는 20대 중반 같았는데 낯선 사람이 내가 자는 모습을 봤다는 사실이 너무 싫었어요.
기억을 지워버릴수도 없고..혹시나 카메라 같은거 갖고 있지는 않았는지 걱정도 되고..
지갑에서 막 이것저것 꺼내서 내 신분도 알아낸 것 같던데 참 불안합디다.

근데 우리 집 현관에는 신발이 한 10켤레 정도 놓여져 있거든요.
동생이랑 저랑 신발을 신발장에 잘 집어넣지 않는 습관이 있어서 신발이 막 어지러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걸 보면 그 도둑이 들어왔을 때 사람이 많은 줄 알고 그냥 돌아갔을 수도 있는데 그냥 들어왔다는게 이상한거에요.
그 일이 있기 전 한 10일 전 쯤에 동생방에 낯선 사람이 들어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전 제방에서 자고 있었고 동생은 자다가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리길래 제가 그러는 줄 알았대요.
근데 그 인기척이 동생 방문을 열더니 불을 확 켜더랍니다.
순간 동생이 놀래서 소리를 질렀고 그 사람도 놀래서 후다닥 달아났대요.
그때는 그냥 이상한 사람이었나보다..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람이 우리집에 온 도둑이 아니었나 싶어요.
여자 둘이서 사는 집이라는거 알고 들어온것 같고..

그 이후로는 문단속 철저히 하고 방문도 잠그고 잡니다.
지금은 그냥 그저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지만 그날은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멍하게 한 시간 앉아있다가 알람소리에 씻고 출근했으니까요..
여러분들도 문단속 잘 하세요.
여름이라 더워서 창문 열고 자시는 분들 많은데 조심합시다.
이럴땐 1층이 아닌 곳에서 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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