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정이 좋질 않아 20살이 넘도록 제 방을 가져본 적이 없이 살았어요.
다 쓰러져 가는 아파트, 빌라에서만 살다보니
따뜻한 물이 펑펑 나오는 쾌적한 화장실도 가져본 적 없죠.
자취를 한번 해본적이 있는데 그렇게 좋은 자취환경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난방 잘 되고 따뜻한 물이 더 잘 나오니까 사실 전 집보다 제 자취방이 더 좋았어요
베란다 문은 좁은데다 불투명한 창에 베란다 문만 열어놔도 난방이 전혀 안되서 춥고
쇼파는 가져본 적도 없어요. 있을 자리도 없구요.
가전제품이나 가구들로 비좁게 거실은 항상 무언가로 빽빽히 가득차있었어요.
부엌은 있지만 식탁이 들어갈 자리는 따로 없어서 항상 상을 펴놓고 밥먹고.
'욕조'에서 퇴근 후에 느긋하게 반신욕 해보는게 꿈이에요.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 '창가'에 넓은 의자에 앉아 커피하면서 독서해보고 싶고
추울 땐 역시 집이 제일 따뜻하단 생각을 가져보고 싶어요.
밥먹을 때 기분좋게 '식탁'에 꽃장식도 해보고 싶어요
20대 초반엔 남들 눈에 가난해 보이는게 싫고 있어보이고 싶어 무조건 차부터 사고 싶었거든요.
근데 작년부터인가 제가 우선 편하고 싶어졌어요
집이 정말 피로 회복이 되는 공간이었으면 좋겠고
일에 치이며 살다가 휴식을 할 장소로 좋은 호텔이나 여행지가 아닌 집이 먼저 떠올랐으면 좋겠어요.
저도 거실에서 부모님이나 친척들이랑 찍은 사진들 남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고 싶고
가끔은 친구들 집으로 불러서 차한잔 하고 싶어요
이제 학생 신분이 끝나고 다음 주부터 일을 시작해요.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만 5000 이지만 꼭 결혼하기 전에 제 집을 갖고 싶어요.
뭐 운이 좋으면 남편될 사람이 결혼하기 전부터 집을 장만해 올 수도 있겠죠.
근데 그거 말고 진짜 제 돈으로 산 집에서 제가 꿈꾸던 생활을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5년은 연봉이 4500~5000쯤 되겠고 5년 뒤부턴 8000에서 1억2000천까진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부모님 생활비도 넉넉히 드려야 하는데.. 부모님은 벌써 제가 돈 가져오는걸 기대하시거든요
이러면 안되지만 사실 부담되요.. 제 집 마련도 할 수 있겠죠..? 가난은 제 선에서 끊고 싶어요.
할 수 있겠죠? 막연히 10년안에 번듯한 내 집을 사야겠다. 라고 목표를 정했는데
책상에 콕 박혀 공부만 하다가 빚은 언제 갚으며 돈관리를 어찌할지 계획을 세우다 보니 막막해서 이런 글을 써요.
어떻게 글을 끝내야 되는지 모르겠네.... 나말고도 다들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