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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맞선임은 군견병 - 1
게시물ID : military_100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인용
추천 : 14
조회수 : 126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2/11/06 14:56:33

나는 여자친구가 음스니 음슴체로......ㅜㅜ

 

때는  약 5년전 이맘때, 갓 일병을 달고 작업에 열중하던 시절이었음.

그때 하던 작업은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존나 패 오는거였음.

 

'장작패기' 그러하다, 목욕탕 물을 데워서 쓰기 위한 장작이었음 나무가 없으면 겨우내 찬물로 샤워를 할수도 있다는 공포감에 사로잡힌 중대 전우들은 계급여하를 막론하고 미친듯이 나무를 자르고 있었다.

 

오전작업이 끝나고 식사를 마치고 내무실에서 대기중, 맞선임이 급하게 군견장에 갈 작업인원을 찾고 있었다.

군견병 사수인 한상병이 그의 군견이 아파 국군 개병원(정확한 명칭을 몰라서..)으로 외진을 간다는 것이었음.

 

결국 군견장 작업자로 내가 뽑혀 맞선임과 군견장으로 향했다.

나는 뭐하는지 궁금했고 선임한테 물어봤음. 선임이 말하길,

 

'물주고 밥주고 집청소 해주고 나머지 시간은 훈련해야지' 는 훼이크고, 밥주고 물주고 청소해주고 노는게 대부분이었음.

뭔가 tv에서 나올법한 훈련을 기대했으나 그런거 없었음.

 

우리 부대에는 군견이 총 3마리였음. 두마리(불곰,차돌)는 실전투입 가능한 현역 군견이었고 한마리는 사람계급으로 치면 준장진급에 실패해 대령으로 전역한 예비역쯤 되는 아~~주 늙은 군견이 한마리 있었음.

 

불곰이랑 차돌은 현역이라 그런지 그래도 사람말을 좀 듣고 살갑게 대하지만, 저 예비역군견은 진짜 사람만 보면 죽일듯이 짖어댔다.

한번은 다른 고참이 밥 주러 갔다가 전역한 늙은 개'님'한테 뭘 밉보였는지 미친듯이 쫒기다가 결국 A급 전투복바지를 개'님'에게 헌납한 사건도 있었다.

고참의 A급은 더이상 A급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아무튼, 늙은개에게 밥을 주고 현역군견에게도 밥을 주기 위해 부대 내 군견훈련장으로 이동했음.

군견장에는 맞선임의 파트너인 차돌이라는 군견이 있었음. 영화에서나 나올법 한 겁나 큰 세퍼트였는데 얘도 약간 상태가 메롱이었다.

 

대충 청소를 해주고 밥을 줬음 밥먹을동안 나랑 맞선임은 담배를 태우면서 시간을 보냈음. 근데, 갑자기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음.

겨울이라 목욕을 못시켜줘서 개냄새가 나긴 했지만, 개냄새와는 다른 냄새......차돌 이새끼가 방금 청소한 개집에 덩을 싼거였음. 밖에서 보니 사람보다 양이 많았음.

 

군견장에는 수도시설이 없었음. 그래서 군견병은 군견장 방문시 말통에 물을 떠서 가지고 다녔음. 10리터짜리 말통 하나면 개집청소, 그리고 개들이 마실 물. 하고도 조금 모자랐다.

 

내 맞선임은 있는 짜증 없는 짜증을 다 내며 개한테 욕을 하기 시작했다. 같이 오래 지내진 않았으나 그렇게 화를 내는건 처음이었다. 생각해보면 물뜨러 주둔지까지 갔다가 다시 와서 청소해주고, 다시 복귀하는 이런 거지같은 상황을 알고 있던거 같았음.

 

그래도 쌌으니 삽으로 떠놓으려고 개집문을 열었다. 근데.......읭? 덩들이 어디갔지??

"임일병님, 덩들이 사라졌습니다...."

"뭐?!?!?!"

 

분명 밖에서 보았다. 사람이 싼거보다 더 많은 양의 덩을.......삽으로 두번은 떠야 치워질만한 양의 덩들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 감쪽같이 사라졌음.

어떻게 덩이 없어졌을지 생각을 마구마구 했었으나 내 맞선임은 너무 쉽게 범인을 찾아냈다.

 

"야이 개X끼야! 그렇다고 X을 처먹으면 어떻게 해!!!"

그렇다. 자기가 싼 덩을 자기가 먹는, 전문용어로 '자뻑'을 해버린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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