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
|
다시, 최승호라는 저널리스트
가장 묻고 싶었던 질문이 남았다.
인: 방송 후에 댓글도 보세요?
최: 그럼요. 댓글 같은 거 많이 보죠.
인: 그럼 ‘최승호 피디는 기계적 중립을 취한다’는 평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 아마 제가 과거에 노무현 정부 시절에 비판했던 것 때문에 그 얘기를 하시는 걸 거예요. 이 사람은 이 정부 저 정부 가리지 않고 그냥 무조건,
인: 다~ 깐다.
최: 네, 다 깐다. 그래서 기계적 중립이라는 평가를 하신다고 생각해요. 제가 물론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으나, 저는 실제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해온 언론인으로서의 작업은 대한민국의 부패와 부조리를 해체하기 위한 작업이었어요. 그 부패와 부조리 안에 정부의 잘못이 들어있으면 당연히 정부의 잘못이라는 것을 비판해야 해요. 왜냐하면 정부는 큰 권력을 가지고 있고, 집권 당시의 상황을 주도하고 있잖아요.
황우석 사건에 대한 보도는 그런 측면에서 가능했던 거고요. 그 비판에 대해서 노무현 정부가 굉장히 힘들어했죠. 힘들어 한 건 사실이지만, 그러면 제가 그 보도를 안 해야 했느냐 이렇게 묻는다면 그건 있을 수 없는 얘기죠. 황우석 교수팀이 줄기세포를 11개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PD수첩 취재팀이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고도 정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보도를 하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당연히 사실을 보도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 부분은 대부분의 시민들이 다 이해를 하실 거에요.
다만, 지금 불안해하시는 부분은 제가 MBC에서 키를 잡았을 경우 또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거 아니냐.
인: 네, 그 부분이죠.
최: 그 점에서 걱정을 하시는 거 같아요. 언론이 감시하는 대상은 대한민국 사회를 둘러싼 권력 전부에요. 그 안에는 재벌도 있고, 자유한국당, 바른 정당, 국민의당, 심지어 소수 정당이지만 정의당도, 혹은 민주노총도 있는 것이죠. 당연히 현 정부도 들어가 있고요. 만일 문재인 정부가 잘못하면, 언론은 정부를 비판해야 하는 거죠. 단, 현 정부만을 특별히 집중적으로 까는 거 아니겠냐는 생각은 안 하셔도 됩니다.
인: 다수의 국민이 현 정부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비판적인 보도를 할 때 심리적인 부담은 없나요?
최: 당연히 되죠. 부담이 왜 안 되겠어요. 황우석 교수 보도할 때, PD수첩이 없어질 뻔했어요. 청와대나 권력이 앞장선 게 아니라 시민들이 왜 우리 황우석 교수를 힘들게 하느냐고 비판이 많았거든요. 광고주들한테 계속 PD수첩에 광고하면 우리 불매운동 하겠다고.
인: 그래서요?
최: 일주일 만에 PD수첩에 달려있던 모든 광고가 다 없어졌어요.
인: 하나도 없이요?
최: 방송 시작할 때 타이틀이 나가고 다음에 CM(광고주 목록)이 나와야 하는데 타이틀 끝나자마자 제 얼굴이 딱 나오면서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이렇게 한 거예요. PD수첩 역사상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일들이 두렵죠, 저도. 그때도 이 방송을 하고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진실을 보도할 의무를 포기하면, 언론인이라고 할 수가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결국 해야 되는 거죠. 부담되고 두렵지만, 공영방송의 역할이거든요. 물론 시민들이 걱정하시는 건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인: 그렇죠.
최: 지금 정부는 잘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계속 잘할 거 같아요. 그러니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국민들의 여론 속에서 정부가 하는 일들을 평가받잖아요. 국민의 압도적인 다수가 정부를 좋아하는데 괜히 흠집 내기 위해서 막 달려들까요?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한 번 더, 들어갔다.
인: 좀 보태자면, 그런 우려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많이 보여요. 시민들의 입장에서, 막연한 걱정은 아닐 수도 있거든요.
최: 저에 대해서?
인: 네. 예를 들면, 어떤 비판을 할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 세 명 넣으면 민주당도 꼭 한 명 넣어서 동시에 비판을 한다. 사실은 같은 사이즈가 아닌데도 수를 맞추기 위해, '우린 한쪽만 까는 게 아니라 양쪽 다 까는 사람이야' 이렇게 보이려고 한다는 의견이었거든요.
최: 아마 뉴스타파 보도를 보시고 그런 거 같은데.
인: 총선 때였을 거에요.
최: 반응이 컸던 보도들이 있었어요. 문재인 당시 후보의 SNS 팀에 대해 보도를 했을 때가 그랬어요. 후보 측에 상처를 준다 생각하시니까 반응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도 상당히 많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건, 뉴스타파가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을 다 까려고 작정하고 보도하진 않았다는 거예요. 저희가 보도를 할 때, 우선 어떤 기준선을 세웁니다. 이것을 넘으면 문제가 된다고 할 만한 기준이요. 그 후에 데이터를 수집해서 그 기준을 넘는 것들을 보도하거든요. 물론 자유한국당이 기준을 3만큼 넘어섰을 때, 더불어민주당은 1.5만큼만 넘어섰을 수는 있죠. 상대적으로는 작은 문제일 수는 있겠으나, 단일한 기준을 넘어선 것이거든요.
뉴스타파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기준을 가지고 보도를 하지 무조건 이쪽 때렸으니 저쪽도 때리기 위해 끼워 넣는 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인: 마지막 질문입니다. 보도에 대한 최승호 PD만의 기준이 있고, 공영방송 MBC를 재건해야 한다는 신념이 아주 확고해 보이거든요. 그 과정에서 욕을 먹기도 하고, 또 개인이니 부담도 될 텐데, 궁극적으로 뭘 위해서 이런 일을 하십니까?
최: 저는 사회가 끊임없이 진보한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고, 지금까지. 방송하면서 그걸 단 한 번도 잊거나 포기하지 않았어요.
방송이 국민의 공적인 도구로써 삶을 바꿀 수 있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제 기준이에요. 물론 재밌어야죠. 누군가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기사가 재미가 없으면 기록이 되고, 재미가 있으면 기억이 된다고. 재미가 있으면서 그 안에 의미를 담아서 그것이 기억이 되고, 다음에는 행동이 되고, 다음에는 변화가 되는 것. 그렇게 할 수 있어야죠. 참 맞는 얘기 같아요.
ㅡㅡㅡㅡㅡㅡㅡㅡ
전문은 출처에..
출처 | http://www.ddanzi.com/ddanziNews/212855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