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사장과 변창립 부사장, 정형일 보도본부장, 조능희 기획조정본부장, 구자중 경영본부장, 김종규 방송인프라본부장, 박태경 디지털기술사업본부장 등 7명의 MBC 임원들은 이날 오전 안산시 초지동 세월호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이사진은 이날 아침 첫 이사회를 마치자마자 이곳 합동분향소로 왔다고 설명했다. MBC ‘보도 참사’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MBC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은 행보이다. 최승호 사장은 방명록에 “MBC의 잘못을 사죄드립니다”라고 새겼다.
최 사장과 이사진은 흰 국화를 손에 들고 무거운 표정으로 304명의 희생자들과 눈을 맞췄다.
분향대 앞에 이른 최 사장이 무릎을 꿇자, 6명의 이사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분향소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416생명안전공원설립을 촉구하는 서명에 참여하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뒤에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면담을 가졌다. 고 김유민 학생 아버지 김영오씨는 “가족들은 단지 아이를 잃었을 뿐인데 종북 빨갱이가 됐다. 힘없고 약한 국민 편에서 진실만 보도해서 ‘청와대 언론’이란 오명 벗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8월 MBC 기자들은 세월호 참사 당시 보도국 간부들이 단식농성에 나선 김영오씨를 비난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폭로했다. 12일 방영된 ‘PD수첩’은 세월호 참사 보도에 박근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개입한 정황을 보도했다.
고 이재욱 학생 어머니 홍영미씨는 “죄송할 일을 만들지 말라”며 앞으로의 진상규명 과정을 제대로 조명해달라고 강조했다. 홍 씨는 “1기 특조위나 선체조사위를 보면 문제를 알 거다. 국민이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과정 보고 희망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MBC내부 적폐 청산이 제대로 되길 바란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고 김수진 학생 아버지 김종기씨(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는 “해양수산부만 해도 장·차관 바뀌었지만 직원들은 그대로 있고, 결국 은폐 사건이 터졌다. MBC도 썩은 부분 도려내서 채널 고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