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치법 없어 반복되는 갈색여치 피해
[충북일보] 영농철이다. 한데 영동지역 농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돌발 해충인 갈색여치가 또 다시 출현했기 때문이다.
최근 영동읍 설계·비탄·산이리에서 몸길이 1㎝ 안팎의 갓 부화한 것으로 보이는 갈색여치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다.
갈색여치는 우리나라 중·북부지역 산림 등에 서식하는 토종 곤충이다.
설계리의 한 복숭아밭에서는 5∼6마리가 한꺼번에 관찰되기도 했다.
야산 등에서 부화한 뒤 농경지로 이동하는 갈색여치는 복숭아나 포도나무 새순과 꽃대 등을 갉아먹어 큰 피해를 준다. 갈색여치는 야산 등에서 부화한 뒤 농경지로 이동한다. 부화하는 데 적합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면 갑자기 개체수를 불려 창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6년과 이듬해 봄에는 이 지역에 수만 마리의 갈색여치 떼가 출현해 20여㏊의 과수와 채소를 초토화시킨 사례도 있다.
지난해에도 일부 복숭아밭 등은 갈색여치 피해를 봤다.
피해지역이 영동뿐 아니라 옥천, 청원, 보은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이다.
문제는 갈색여치 출현에 따른 근본적인 원인분석과 퇴치법 없이 매년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갈색여치 등 돌발해충 창궐에 대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해 놓고 방제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는 예찰 강화를 통해 살충제와 접착제 등을 구입해 농가에 지원하는 것이 주된 대책이다.
국내에서 갈색여치에 대한 연구는 농촌진흥청에서 밝히는 생태 및 원인분석 이외에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메뚜기목 분류학자들의 생태에 대한 기록 및 환경친화적 방제에 대한 연구결과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구온난화가 산업혁명 이후의 부산물로 귀결 짓는 현시점에서 농민이 아니기 때문에 갈색여치에 대한 폐해를 간과해도 되는 것일까.
야산을 뒤덮는 스프레이 방식의 농약살포만이 해결책이 아니다. 기후변화와 환경변화로 인해 몰려오는 또 다른 곤충들의 습격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고민할 시점이다.
과학연구의 기초가 되는 곤충의 생태 및 갑작스러운 개체 수 증가 규명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를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해충의 기습으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라도 정부 차원에서 농촌지역에 출현한 해충 연구에 나서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