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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 시어머니와 한바탕 후기 입니다.
게시물ID : wedlock_100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반짝초
추천 : 62
조회수 : 4865회
댓글수 : 102개
등록시간 : 2017/08/29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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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얼마전 시어머니와 한바탕 했던 며느리 입니다. 

500개 정도의 리플 전부 꼼꼼하게 다 읽고 제 글을 읽고 파주신 새글도 다 읽었어요.

제 리플이 어떠한 분위기를 조성하게 될까봐 일부러 리플은 하나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한바탕 일이 있고 난 바로 다음날 글을 남겼고 제 스스로도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서 최대한 담백하게 있었던 대화 중심으로 기술했어요.

글로 쓰다 보면 스스로 무슨일이였는지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도 되고 내가 왜 그때 그런 분노와 억울함과 설움을 느꼈는지에 대한 이해도 되니까요.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제 옆에 제 편은 한명도 없습니다.  

친구에게도 친정식구들에게도 말 못 할 일이라 저 혼자 꿍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의 객관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욕 해주신분, 응원해 주신분, 공감해 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뭐 어떤분 말씀데로 '저 잘했죠?' 이런 이유로 자랑삼아; 올린건 아니랍니다.



아 그리고 제가 감정적이였다는 지적,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사람이 예상치 못한 모욕을 당할때 이성적인 대응이 바로 나온다면 훈련된 사람이겠지만 저는 아직 보통의 인간인가봐요.

사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제 마음과는 다른 대답을 하면서 제 자신이 점점 사라지는 느낌이 였고

시댁만 아니면 집에서 껌딱지처럼 붙어서 지내는 깨 쏟아지는 부부 사이인데 시댁에서 이런일 한두번 당하고 오면 

남편한테 짜증내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어느순간부터 결심했죠, 아닌건 아니라고 말하자라고.



이 얘기 하면 많은 분들이 제가 모자라다고 얘기하시겠지만 

연애 때 남편이 거짓말하고 여자 나오는 단란주점에 갔었습니다.

그 후에 같이 단란주점 간 친구들이랑 연락 끊기로 해놓고 결혼 후 명절에 그 친구들이랑 만나서 약속된 시간이 지나 집에 들어오는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그때가 딱 추석이였는데 제 트라우마가 발동해서 시댁도 처가도 안가고 1주일동안 집에서 칩거 했던일이 있었는데요.

(참고로 저희 시댁은 구정만 지내고 추석때는 각자 여행가고, 저희는 원래는 친정에 가기로 계획되어 있었습니다.)

그 일로 시어머니가 저 불러서 혼내면서 친정에 가기로 되어있었더라도 명절날 아침에는 시댁에 와서 인사해야 되는거 아니냐며

"이쪽 일하는 사람들은 다 그런데 다닌다 시아버지도 그런데 다니고 시동생도 아닌다" 이랬거든요.. 솔직히 토나왔지만.. 

제가 그 앞에서 바보같이 네네 했거든요......

사실 그때부터 잘못된 거지요.. 단란주점 갔던거 알고도 결혼하고,.. 그 때 진짜 제가 어리석었던게...

처음에는 단란주점이 티비에서 나오는거처럼.. 여자들이 과일 깍아주고 술 따라주는게 다인지 알았어요 ㅜㅜ

30평생 이렇게 알고 있었던터아 주변에서 그런거 아니다 얘기해도 남편말을 더 믿었던거죠 -_-;;

물론 시간지나고 자연스럽게 실체를 알게 됐지만 이미 결혼했고 너무 늦어버린 상황이 됐죠;;;

그 때 생각하면 제가 너무 병1신같고.. 그 일로 인해서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도 퇴사하고... (결혼 초에는 저도 직장생활 했어요)

처음에는 남편이랑 같은 회사 다녔는데. 남편이 저랑 협업하는 위치에 있는 직장 동료와도 같이 단란주점 갔거든요....

그걸 극복할 정도로 강하지 못한 인간이라 더 다닐 수 있는 회사 퇴사했어요.. 

저도 알아요, 이번 시어머니 한바탕 일보다 이게 더 심각한 일이고 왜 진작 가정법원 안갔냐고 하실거라는거. 

그래도 지금까지 남편과 함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고 지금은 재취업 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거든요.



사실 그날도 "도련님이 김치 배우셔서 여친한테 알려주면 되겠네요~" 이것도 진짜 제 딴에는 들이받자고 한 말이 아니라.

그 정도가 중간 합의점 아닐까 해서 얘기 한건데 어른들 귀에는 거슬릴 수도 있겠었다 싶어요.

그러다 어머니가 소리지르면서 케잌그릇 안치웠다고 얘기한 순간 지난 3년간 설겆이 한 생각이 나서 이성의 끈이 딱하고 끊기고

감정적으로만 대항했던점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도 지난 3년동안 시할머니집에서 막내 작은엄마랑 저랑 둘이서 식구 20명꺼 설겆이 하는거 힘들다고 남편한테 도와달라 했는데 

우리집 어른들은 남자가 일하는거 못본다고 거절당하고, 

시댁에서도 나 설겆이 할때 티비 보지 말고 도와달라고 했는데도 거절당하고... 

저는 그 시간들이 저를 병들게 했다고 생각해요... 제 자신에게 너무 미안한 시간들이죠.



일단 한바탕이 있었던 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저 혼자 집 앞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오겠다고 동네 어귀에서 헤어졌습니다.

커피 마실 기분은 아니라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들어와서 남편과 얘기를 했죠.

남편은 제가 시댁가서 희생을 하면 자기가 집에서 집안일 좀 더 하겠다고 그러지 않았느냐면서 저를 먼저 원망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시어머니에게는 못다한말 남편한테는 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어른스럽지 못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지 않느냐 등등..)

근데 남편은 여전히 어른들은 옛날 분이시라 어쩔수 없다고 우리가 그냥 네네 해야 된다더군요.

심지어 '부모님들 세대처럼 시댁이랑 한지붕 아래서 살고 시가집에 월급봉투 고스란이 가져다 드리는거 아니면 다행인거라고'  붙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내가 그동안 친정에서는 쉴드 다 쳐주지 않느냐" 라고 했습니다. 

친정 아버지가 사위 술 먹이려고 하면 못먹이게 하고, 신랑이 친정 식구들 일 도와줄 때면 " 우리 남편 아까우니까 일 시키지마~!" 라고 모든 사람이 듣는 앞에서 말합니다. 

저는 사위나 며느리가 배우자 식구들과 함께 일하면 사이도 돈독해질 수 있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손윗 사람이라고 해서 내 자식과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사돈집 귀한 자식에게 당연한듯이 일을 시키는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저희집에 가면 남편은 낮 12시 넘어서까지 자고 저녁에는 밖에서 같이 놀고 술먹고 밤 12시 넘어서 들어오고 합니다.

설겆이, 청소, 과일 깍기 친정에서는 이런거 절대 네버 한번도 한적 없구요.

그래도 장인 장모님 아무도 뭐라하는사람 없구요. 눈치도 안줍니다. 

(참고로 거리 문제로 친정에는 1년에 2번 시댁에는 한달에 2번 꼴로 갑니다. )



아 그리고 많은 분들이 얘기하시던데 결혼할때 우리 두사람 돈으로만 시작했습니다.

시댁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신혼여행가서 쇼핑하라고 저한테 직접 현금용돈 주신거, 친정에서 절값 주시고 시댁에 이불 보낸거 그거 말고는 서로 아무것도 안했습니다. 

집도 5천 안되는 20년 넘은 시골아파트 절반 대출껴서 대출금 갚아나가고 있는 중이구요.

결혼당시 둘이 합쳐서 이 아파트값 정도밖에 없었습니다.(이것도 정확히 설명하자면 남편이 저보다 3배정도 많이 가져왔습니다.)

하지만 회사 가깝고 조용한 시골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집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행복했죠.

그리고 시댁에서 집이나 차 이런건 하나도 안받았지만 시어머니가 김치, 고추장, 참기름 등등 부족하지 않게 챙겨주시고 계십니다.

저도 가정주부라서 이런것들이 만들기도 힘들고 비싼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맛있는 음식이나 제철과일, 제철야채 등등 좋은거 있으면 항상 시댁에 1박스 처가에 1박스 보내면서도 

친정이 멀어서 울 엄마는 반찬도 못챙겨 주는데 가까이 사시는 시어머니가 해주시니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래서 김치나 고추장 항상 제가 돕겠다고 먼저 얘기했지만 시어머니는 손사래 치시며 아줌마 불러서 혼자 하겠다구 했구요.

저도 시어머니가 정성껏 챙겨주신 옥수수나 감자 같은건 여러가지로 요리해서 썩어서 버리는거 없게 알뜰하게 먹었구요.

오히려 시댁에 안먹고 쌓아둔 유통기한 2주남은 식품같은것도 챙겨와서 저희가 부지런히 먹을게요 하면서 먹는 중입니다.



정작 후기를 쓴다고 하고 잡설이 많았네요 ^^..

일단 한바탕 다음날 남편은 출근을 했고 퇴근시간쯤에 회식이라고 문자가 오더군요.

근데 회식이 좀 늦어지길래 전화했더니 저녁식사하고 당구를.. 치고 있더라구요 -_-;;;

꼭 당구까지 치고와야되나 싶었지만

시댁에 들렸다가 들어온다길래 기다리다가 밤 10시가 넘어서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 자는데 부스럭 거려서 깨보니 남편이 옆에서 자고 있더군요. 일단 깨워서 거실 나가서 대화를 했습니다.

시댁에 다녀왔다길래 "뭐라셔?" 라고 물었더니 "엄마도 시간이 좀 필요하데" 라는 알 수 없는 대답을 하더군요..

제 직감으로는 저를 또 씹고뜯고 맛보고 즐기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직감은 들었지만.. 

정말 그런거라면 저한테 절대 말해주지 않을거 같아서

"너는 나한테 사과 안해?" 라고 했더니 황당하다는 듯이 자기가 뭘 잘못했냐는 표정으로 어께 으쓱 하면서 "내가 뭘 ?" 하더라구요.

제가 그래서 "이럴꺼면 헤어져" 라고 했더니 짜증내면서 헤어지자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내일 월차쓰고 가정법원 가자고 했고 정말 오늘 아침에 정말로 월차쓰고 가정 법원 다녀왔습니다.

10월 16일날 출석날자 받아왔습니다.. 숙려기간이 생각보다 긴데 

숙려기간동안 이직준비, 이사준비 할 생각입니다. 

먼길 돌아 온거 같지만 제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네요..

오늘아침에도 남편이 법원 안가려고 10분 버티길래 "너 나한테 사과도 안했자나" 라고 했더니 

남편曰 " 어제는 자다 깨서 경황이 없었지" 랍니다. 끝까지 미안하다는 말은 안하더라구요.



사람들은 어쩌면 자신도 모르게 남에게 상처를 주고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시어머니에게 했던 버릇없던 그런 말들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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