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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과 전혀 상관 없는 글
게시물ID : freeboard_82109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행복한나윙
추천 : 0
조회수 : 9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1 01:56:04
초등학교 시절 나는 키가 작은 편이었다. 키 작은 순으로 줄을 서면 앞에서 세 네 번째가 항상 내 차례였다.
 
그런 나와 정말 친했던 친구 하나는 나와는 다르게 초6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60이 넘어 친구들 사이에선 무척이나 어른스러워 보이는 아이였다.
 
사실 보이기만 어른스러울 뿐이었는데도 키가 크고 체격도 좋고 운동도 잘 하는 그 친구 곁엔 늘 여자아이들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당시 우리들은 여자들은 남자의 적으로 간주했던 시기에 살았기에 그 친구 역시 그런 여자아이들을 멀리 하였다.
 
중학교에 입학하고도 내 키는 150 초반대에서 전혀 클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 하늘은 불공평하게도 그 친구의 키는 160 중후반을 달려가고 있었다.
 
나와 친했던 친구 A는 어른스러워 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허당이었고, 오히려 한참 동생처럼 보이는 내가 형처럼 많은 조언을 하곤 했다.
 
그 나이 때 그 체격으로 A는 무난하게 중학교 일진 무리에 스카웃 되었다.
 
그 당시에 난 일진 무리가 어떤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고 알고 싶지도 않았으며, A 역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뭐 사실 지금까지 이야기는 별로 의미 없는 이야기였다.
 
지금부터가 내가 왜 이 글을 쓰면서 추억으로 남기려 하는 지에 대한 이유가 될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중학교 1학년 시절까진 내 주변 여자아이들이라곤 하나같이 왈가닥에 키 작은 삐삐들이었다.
 
사실 제법 귀엽고 예쁜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 당시 나에게 있어 여자라는 존재는 오로지 적이라는 생각 뿐이었기에 다들 그렇게 기억한다. 미안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항상 등하교를 같이 하는 A가 나에게 하굣길에 다른 학교 여자아이가 자기를 좋아한다며 한 번만 만나달라고 연락한다는 하소연 아닌 하소연에 나는 머리가 띵해졌다.
 
예전같았으면 그런 여자애들은 싹수부터 짓밟았던 친구 자식이 얼굴을 살짝 붉히며 그런 말을 하다니...
 
그러면서 다짜고짜 지금 그 아이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얼굴 한 번 봐보라는 것이었다.
 
A는 일진 무리 형, 누나들과 어울리면서 많은 여자애들을 알고 만날 수 있었지만, 그 당시 나는 정말 성격도 최악, 생김새도 코찔찔이 최악이었다.
 
하지만 우리 학교가 아닌 다른 학교 여자애라는 호기심에 좋다고 따라나서게 되었고,
 
결국 그 날, 인생의 적이 여자라 생각하던 코찔찔이 소년은 사춘기 열병을 앓게 되었다.
 
그것도 훨씬 키가 컸던 여자아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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