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하려던 이야기에 앞서....
북한주민직접돕기운동의 이민복씨가 오늘 mbn뉴스에 나와 한 말이 흥미로워서 다뤄보려 합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분 이전부터 북한에 삐라를 살포하던 분입니다. 처음으로 풍선에 삐라를 묶어 북한으로 보낼 생각을 한 사람이죠.
그런데 뉴스에 나와 지금 삐라를 뿌리는 사람들은 사기꾼들이다라고 주장하며 비분강개하더군요.
이유는 대강 이렇습니다.
풍선은 바람타고 가는 거다. 그런데 이렇게 날짜를 정해놓고 풍선을 띄우면, 막상 그날 바람때문에 북쪽으로 못 갈 수도 있다.
인터넷도 없고 휴대폰도 없는 북한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알려주려고 뿌리는게 삐라인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띠우면 북한도 준비를 한다. (볼 수 없게 수거한다.)
게다가 저번엔 북한에서 총도 쏘지 않았나? 그러담 거기 주민들이 싫어하지 않겠나?
삐라 내용이 너무 선정적이고 공격적인데 그러면 북한사람들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한 마디로 이렇게 할 거면 삐라를 뿌릴 필요가 없다. 삐라의 원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며 삐라를 뿌리는 건, 후원금 얻으려고, 즉 지들이 돈 벌려고 쑈하는 거다. 라고 주장하더군요.
이게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인지 삐라 뿌리기에서 소외되서 저러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볼 때 그저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암튼 공범적 배신자는 좌우를 가리지 않고,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습니다.
공범적 배신자는 자기 편이라고 믿고 있던 사람들이고, 또 누구보다 강하게 자기 편의 이데올로기를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바로 내 주변의 누군가입니다.
문제는 바로 이점 때문에 이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수구꼴통에게 북한은 눈엣가시입니다. 그런 북한에 삐라를 뿌리겠다는데 어느 누가 이들을 막겠습니까?
원론적인 면에서 막을 명분이 없습니다.
방법론적으로 틀렸다고 지적할 수는 있지만, 이는 전문적인 영역입니다. 사실 문제해결에 어떤 정해진 확실한 답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에겐 목적이 있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슨 수를 쓰던 상관없다.
지금까지 해 왔던 방법이 안 먹히지 않나? 새롭게, 강하게 수를 쓰자.라고 주장하면... 이를 반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킹덤 오브 해븐'의 십자군 매파로 돌아가보죠.
십자군은 매파든 비둘기파든, 결국 성지 예루살렘을 수호하고 이슬람 이교도들을 무찌르는 것이 목표입니다.
십자군이라면 누구도 여기에 반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매파를 통제하던 왕이 한센병으로 죽어버립니다.
매파는 기고만장해져서 이제 나가서 싸우자고 주장합니다.
자신들로선 이번 기회에 한 건 하고 싶습니다. 명예도 얻고 권력도 얻고 땅도 얻고 싶습니다. 그럴려고 십자군에 온 거 아니겠습니까?
비둘기파로서는 딱히 반대할 명분이 없습니다.
방법론적으로 군대의 숫자가 적네, 살라딘이 너무 멀리 있네, 가는 길에 우물이 없어 식수를 구하기 어렵네 하면서 반대하지만,
매파는 십자군의 목적, 원론을 들이밀며
이들 비둘기파를 현상황에 안주하는 게으름뱅이, 기득권만 유지하려는 한심하고 무능한 비겁자로 몰아붙입니다.
십자군이 누구냐?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성지를 탈환하는 군대아니냐! 하나님께서 다 해결해 주실거다.
우린 그저 살라딘에게 가기만 하면 된다. 그럼 승리한다.
말도 안되지만, 어쨋든 명분이 매파에게 있으니, 그것이 십자군의 목적이니 막을 방도가 없습니다.
결국 원론만 들이밀며 무작정 살라딘을 치러 나간 매파는 살라딘을 만나기도 전에 물이 떨어져 전멸합니다.
공범적 배신자들...
마음 같아선 '에라~ 나가 죽어라'하고 싶지만, 가만 놔두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친구와 전우까지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가만 놔둘 수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에 대해 분석해 보려는 이유, 더 나아가 대항할 방법을 고민해 보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제가 살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