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없는 낯선 새벽은 언제나 파래.
파랗다라는 색은 나는 싫어. 핏기가 없어 보이잖아.
우리는 항상 행복했을까.
내가 너에게 다 말하지 못한 어떠한 것이 있었을까?
내가 너에게 어떤 말을 하다가 조어 하나라도 잘못 말했지 않았을까. 그럼 그때 너에게 어떤 말을 했다는 추억은 왜곡된거잖아.
쉼표 하나라도 덜 찍을껄 그랬나 싶어.
우리 노래는 도돌임표 가 무수히 많은 후크송인줄 알았는데
다 듣고 보니 담백한 노래였어.
점점 여리게 decresc.
그러다가 안들려서 스피커가 고장난줄 알았어. 애꿏은 스피커만 몇번 치다가 노래가 끝난줄 한참 뒤에야 알았지.
내가 눈을 감고 그리는 너는 온전히 그대로인가? 아니 내 기억에 왜곡이 없는가 싶어.
내가 받은 사랑은 내 머리가 기억하고 , 내 손이 기억하고, 내 입이 기억하는데, 그 받은 사랑때문에 너를 내 멋대로 기억하고 있는거
같아서 죄책감이 들어.
미안해. 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않아서.
그래서 헤어졌나봐. 나도 완벽한 사람 아닌거 아는데 , 너도 완벽하지 않는 사람인거 아는데.
다만 서로 사랑스러웠으면 됐었는데, 나는 너무 욕심이 많았나봐.
솔직히 말할께 니가 나에게 하자고 했던 100가지 . 기억도 안나. 하나 기억 날법한데.
아. 기억났어. 하나..
비오는날 커피숍 가기.
너는 소나기를 말한건데 나는 잠깐 약하게 오는 비 안에 커피숍에서 100가지중 1가지 했다고 좋아하는 나를 보며 너는 그게 아니라고 했지.
예전에 다시 만났을때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변했냐고 물었었지.
미안해. 어색한건 싫었어.
내가 대전으로 내려갔을때 말야, 헤어졌다가 놀이터에서 내가 다시 잡았잖아. 그때처럼 너를 무작정 쫓아갈까도 생각해봤어.
막 빌고 싶어.
그런데 말야 . 아직 못그러겠어. 니가 참 많이 그리운데. 아직도 그리운데.
너는 나에게 전부였던 적이 있었어. 너는 내 첫사랑이고. 너는 내 첫 키스고. 너는 내 첫 사랑을 나눈 사람이니까.
첫사랑은 원래 그래.
나의 20살은 너 빼면 그냥 필름이 끊긴거야.
첫사랑이니까.
니가 편지좀 써달라고 그랬지. 나는 나름 편지라고 써서 줬는데 너는 그게 별로 맘에 안들었나봐.
결국 얼마전 너에게 쓸려고 편지봉투랑 편지지 이쁜거 샀다가 뜯지도 않은거.. 발견했어.
뭐 다시 만난다 해도 책상서랍엔 편지지 뜯지않은거랑 편지봉투만 쌓여갈꺼야.
그래도 그립다. 많이 . 편지지를 사던 그.. 뭐랄까 두근거리던 내가 사랑하는 니가 있던 시간속과 공간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
나 요새 말도 더듬고, 그래. 너 만날땐 안그래는데. 니가 없으니까 너무 허전해서 그런가봐.
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말야. 뜯지 않은 편지지로 가끔 너에게 답장을 한다는거야.
내가 답장 하지 않은 편지가 책상서랍에 수십통이 있더라구.
이 편지지는 어차피 너한테 쓸려고 산거니까. 그냥 써봐. 그게 다야.
영원을 믿었던 그 철없던 약속 이젠 다 지울게
변하지 않는건 변함뿐이라는 그말 이젠 믿을께.
최대한 담백하게 살다가 훗날 꼭 보고 싶어. 첫사랑은 원래 그러니까 너무 내 욕은 하지말아줘.
이만 글 줄일께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