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마새에서 가장 인상깊은 악역이 누구인가요?하는 질문을 객관식으로 만든 뒤에
'니어엘 헨로'와 '부냐 헨로'의 엄마, '스카리 빌파'의 예비 장모 등의 부연 설명을 덧붙이지 않으면 한 표도 못 얻지만 부연설명을 다는 순간 '라세'와 맞먹는 지지율(?)을 자랑하는
헨로가의 안주인 '모디사 헨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여담이지만 대개의 캐릭터의 호오가 성별이나 연령대로 차이나게 갈리는 것에 비해 모디사 헨로는 미혼/기혼의 여부로 확연히 차이나게 호오가 갈리더군요. 아니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만 아직 좋다는 사람은 못봤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하겠네요.
모디사는 남편인 도로와는 대조적인 '명예욕/계급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로가 '자작'이라는 지위보다는 그 지위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을 사랑한 것에 반해 모디사는 '자작 부인' 밖에 되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들이 이뤄주기를 맹렬히 강요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그래서 한갖 군인이 되어버린 '니어엘'은 피마새 시점 때까지 평생토록 모디사의 증오 아닌 증오를 받아야했습니다. 모디사의 자기혐오의 전가물이 되어야했지요. 그에 비해 부냐는 대장군의 약혼녀, 소공자의 정실부인 등등 모디사를 기쁘게하는 신분만을 쟁취해왔습니다만.....
피마새가 끝날 때 즈음에
부냐를 끌어올리던 스카리는 그저 한갖 도깨비감투라는 희대의 보물을 소유한 도망자가 되어버리는데 반해
니어엘은 '헨로 왕조'의 시조가 되었지요.
자, 여기서 제가 피마새를 읽은 뒤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을 할 수 밖에 없게됩니다.
니어엘 헨로가 왕이 된 뒤,
모디사 헨로는 행복했을까요?
최소한 10여년 정도는 미워했던 딸이 우여곡절 끝에 왕이 되었는데
분명히 그 '과정'은 모디사에게 진저리칠 만큼 끔찍한 상태였겠지만 그 '결과'가 모디사가 바라던 것보다 훨씬 더 굉장한 것이 되어버린 시점에서 말이죠.
모디사 헨로는 행복했을까요?
참, 이 글은 제국이 그롬 빌파의 소망처럼 작은 왕국들로 나뉜 뒤, 그 왕국들의 왕 중에 힌치오가 제2영웅왕이 되고, 니어엘이 헨로왕가의 시조가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하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