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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연재(26) "월곡(月哭) 저수지 살인사건" - 윤곽2
게시물ID : panic_10038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3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9/06/24 11: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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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그 시각, “월곡 저수지 살인사건수사본부에서는 최반장과 김 수사과장이 사건 관계도를 보며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김 수사과장이 사건 관계도를 유심히 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당신 말은 용의자가 전남편과 현 남편으로 좁혀졌는데 그 비중이 전남편이 크다는 거 아냐?”
그렇습니다.”
최반장은 관계도에 표시된 전남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김 수사과장은 납득이 안 된다는 표정으로 다그쳤다.
당신도 알다시피 전남편 오동호는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금치산자 아냐?! 게다가 증거도 없고....... 하지만 현 남편 황동팔은 증거가 확보됐잖아.”
그러나 최반장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저는 그게 함정이라고 봅니다.”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김 수사과장과 최반장이 서장으로부터 사건처리에 대한 질책을 받은 후, 수사본부로 돌아와 머리를 맞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노크를 했다.
- 똑똑똑!
두 사람은 말문을 끊고 출입문을 쳐다봤다. 최반장이 출입문을 주시하며 말했다.
들어 와!”
최반장의 대답과 함께 들어선 이는 정문을 지키는 의경이었다. 그는 옆구리에 황색 서류봉투를 끼고 있었다. 그는 군기 바짝 든 신입답게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며 거수경례를 했다.
충성!”
최반장은 회전의자를 바로 잡으며 의경을 쳐다봤다.
무슨 일이야!
그러자 그는 절도 있게 말했다.
조금 전에 말입니다.”
그래!”
오토바이 택배가 이걸 반장님께 갖다 드리랍니다.”
하며 봉투를 건넸다.
수고 했어! 가봐!”
의경은 또다시 거수경례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서류봉투는 유난히 가벼워 보였다. 아랫부분에 약간 볼록할 뿐 별다른 특징은 보이지 않았다.
빨리 뜯어 봐.......”
줄곧 지켜보던 수사과장이 궁금하다는 듯이 다그쳤다. 최반장은 자신의 책상에서 가위를 가져와 봉투 입구를 자르고 반대로 들어 털었다.
순간 뭔가 톡하는 소리를 내며 책상 바닥에 떨어졌다. 그건 놀랍게도 USB 메모리였다. 김 수사과장이 유심히 살피며 말했다.
메모리 아냐? 그렇다면 그 안에 뭔가 있다는 거 아냐?”
최반장은 말 대신 고개를 조아리고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가 컴퓨터 외장장치에 USB 메모리를 끼웠다. 그리고 모니터 화면상에서 뭔가 조작을 했다. 수사과장도 몹시 궁금한 듯 의자를 당기며 쳐다봤다.
그건 CCTV 영상이었다. 펼쳐진 영상은 검은 모자를 쓰고 검은 복장을 한 두 사람이 묵직한 뭔가를 힘겹게 차 트렁크에 싣는 장면이었다.
아니 이건 범죄 은닉 시도 장면이 찍힌 CCTV아냐!”
모니터를 유심히 살피던 김 수사과장이 소리쳤다. 최반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런데 뭐야?! 이거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잖아. 좀 더 넘겨봐?
.”
최반장은 고개를 조아리고 2배속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놀라운 장면이 나타났다. 그건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것으로 클로즈업까지 되어 있어. 얼굴 인식이 가능했다.
아니 이 자식은........”
아는 놈이야?”
. 고순옥의 현재 남편 황동팔이가 확실합니다.”
그리고 같이 있는 남자는?”
...글쎄요........”
최반장은 말끝을 흐리고 화면을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뭔가 확신이 드는지 자신 있게 말했다.
남자가 아니라 여자입니다.”
뭐야?! 여자라고?! 그걸 어떻게?”
모자로 커버하려고 했지만 긴 머리칼이 오른 쪽 귀 방향으로 삐져나와 있습니다. 여길 보세요.”
최반장이 나머지 한 사람의 머리 부분을 확대했다. 틀림없었다. 긴 머리를 모자 속에 감추긴 했지만 모자가 커서 그런지 분명이 머리카락 일부가 다른 쪽에 비해 길게 나와 있었다.
그렇다면 이 여자는 누굴까?”
그의 장모가 아닌가 싶습니다.”
장모라면 나이가 있을 텐데?”
피해자 고순옥의 일기에 의하면 20대 초반에 결혼했다고 하니까 아직 50대 후반으로 추정됩니다.”
그럼, 아직 힘 좀 쓰겠는데....... 그래도 조사는 해 봐야 할 거 아냐?”
김 수사과장은 의심쩍어 하며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은 김 수사과장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박형사가 임의동행을 위해 현지로 떠났습니다.”
그래. 연락은 왔나?”
. 지금쯤 들어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동시에 노크소리와 함께 박형사가 들어섰다. 예상외로 김 수사과장이 보이자 긴장을 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최반장이 나서며 소리쳤다.
왜 혼자야?!”
그건 둘 중의 하나. 즉 고순옥의 엄마 나평자 아니면 황동팔을 기대했는데 빈손으로 들어서자 약이 오른 것이다. 박형사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평자는 실종 상태입니다.”
실종이라니?”
어제 저녁 펜션 근무를 마치고.... 머리가 아프다며..... 평소와 달리 빨리 귀가를 한 뒤 소식두절입니다.”
묵묵히 두 사람의 대화를 경청하던 김 수사과장이 불쑥 나섰다.
그러면 읍내 나가지 않았을까?”
그건 불가능합니다. 어제 밤에 폭풍우가 몰아쳐서요.”
맞아, 한여름이 아닌데도 집중호우 성 비가 내렸지.”
그래서 수사는 해봤나?”
최반장이 박형사의 눈빛을 살피며 물었다.
. 의심 될 만한 곳은 다 살펴봤습니다.”
의심 될 만한 곳이라니?”
아네. 그녀가 알바 하는 펜션. 그녀가 묵는 아지트. 저수지 관리 사무소..... 등등입니다.”
그래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뭐야 그럼 하늘로 솟았다는 거야?”
글쎄요. 저도 이 생활한지 만만치 않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입니다.”
인마. 그래서 우리가 있는 거야?!”
박형사의 눈빛을 유심히 살피던 수사과장이 소리쳤다. 그건 자신감이 결여된 것에 대한 질책이기도 했다.
이때, 수사과장의 휴대폰 벨이 울렸다. 수사과장은 발신 표시를 보더니 긴장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수사과장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수사과장은 전화를 끊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반장의 다가서며 물었다.
누군데 그러세요?”
수사과장은 또다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서장님이야. 똥개가 서장님 방에 출두 하셨단다.”
이 자식이 뭘 또 꾸미려고...... 가시죠?!”
최반장이 울컥하고 나서자. 수사과장이 만류했다.
됐고. 나 금방 다녀 올 테니까 애들 소집해서 대책 좀 강구해놔! 어유…….”
하며 뒤도 안 돌아보고 출입문을 나섰다. 최반장이 무슨 말인가 덧붙이려다 그만두고 박형사를 노려봤다.
그러니까 니 말은 투신으로 추정한다는 거 아냐?”
정황상 그렇습니다.”
정황이라니?!”
그녀가 기거하는 곳과 저수지가 300미터에 불과하니까요.”
그렇다고 하지만 확신 할 수 없잖아?”
아닙니다. 안전을 위해 그녀 집 방향에 처넣은 쇠사슬이 사라졌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그 연약한 여자가 쇠사슬을 끊어 온몸에 두르고 투신했다는 거야?”
최반장은 말도 안 되는 말을 한다는 투로 말하며 박형사를 노려봤다. 그러나 박형사는 타당성이 있다는 투로 말했다.
물론 단단한 쇠사슬을 끊는다는 건 차력사나 가능한 일이지만 만약에 관건 장치가 풀려 있었다면 가능하리라 봅니다.”
허긴..... 그건 나중에 정형사 오면 같이 따져보기로 하고..... 고순옥의 딸은 어떻게 됐나?”
그 애 역시 행방불명입니다. 수사결과 도로끝자락에 사는 한 노인네가 가끔 맡아 돌봐줬다고 해서 찾아 갔는데 그 할머니 역시 며칠 전에 뇌졸중을 일으켜 119에 실려 가고 없었습니다. 그런데 미스터리한 것은 오는 길에 119 도움을 받아 입원 병원을 찾았는데 그녀 역시 사라진 뒤였습니다.”
뭐야! 그렇다면 모든 게 미스터리라는 얘기네?”
현재로서는 그렇습니다.”
황동팔이는?”
죄송합니다.”
박형사는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조아렸다. 최반장은 헛웃음을 치며 노려봤다.
놓쳤다는 거네?”
....그게......”
사실대로 말 못해!”
최반장은 뭉그적거리는 박형사를 보며 소리쳤다. 박형사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사실은 같이 있었습니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놈이 한참 전에 나갔잖아?”
.”
근데 어떻게 같이 있었다는 거야?”
고삼리 저수지로 들어가는 길목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해 동행하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그 녀석이 고순옥의 엄마 나평자를 만나기 위해 일부러 갔다는 거야?”
그게 저도 좀......”
박형사는 갑자기 말문을 끊고 망설였다. 최반장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소리쳤다.
그렇지 않으면 거기를 왜 가냐고?”
나중에 녀석이 정신을 차렸을 때 추궁하니까.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에 자기도 모르게 택시를 잡아탔는데. 그곳에 버려져 있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줄곧 주장하던 두통이 쇼가 아니었다는 말이야?”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내 추론이 틀리지 않았군.”
그건 또 무슨 말씀입니까?”
박형사가 궁금하다는 듯이 의자를 당겨 앉으며 최반장을 쳐다봤다. 최반장은 뭔가 깊이 생각더니 말했다.
그건 정 형사 오면 같이 머리를 맞대기로 하고 나머지 정황은 정리해 보고해.”
하고 창가로 다가서더니 담배를 빼물었다. 박형사는 이런 최반장을 힐끔 쳐다보고 자신의 컴퓨터를 켰다. 최반장은 담배 불을 붙인 뒤 깊이 빨아 길게 내뿜었다. 유리창에 닿은 연기는 알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살아졌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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