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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 채팅걸 15부~!(완결)
게시물ID : humorstory_1109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람의사신
추천 : 5
조회수 : 69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5/12/22 16:11:42
어느덧 채팅걸 시리즈가 막바지에 다다렀군요.. 

원래 계획은 20부까지인데.. 오늘로 마감을 할까 합니다. 

오늘은 좀 내용이 긴듯 해서 에피소드는 따로 쓰지 않겠습니다. 
(차후에 에피소드만 따로 올리겠습니다.) 

우리집 식구들 참 많다.(참고로 우리집이 큰집이다.) 

장남이신 아버지덕에(?) 항상 명절이나 제사는 우리집 차지였다. 

아버지 위로는 할머니와 고모할머니(3분) 그리고 작은 할아버지들(현제 2분). 

아버지 형제분들로는 고모가 6명에 작은 아버지 한분이 계시다. 

얼라들 대충 합치면 ... 우씨 잘 몰라 암튼 졸라 많다. 

대체적으로는 모이기 쉽지 않지만 설날 한번은 거의 대부분이 모여든다. 

(도데체가 시집간 고모들은 시댁이나 잘좀 챙기지 친정은 무지하게 챙긴다.) 

설날. 

머 좋은 사람은 좋겠지만(흑 이젠 나도 세배돈 줄 나이다..그래서 싫다.) 

울어머니와 예비형수(그땐 날짜만 잡아놓은 상태였다. 한집에 같이 살았다.) 

그리고 연희만 죽어나는 날인것이다. 

결혼식때 인사는 했지만 결혼후 첫 대면인 연희는 안절부절 못하는것이다. 



여기서 잠깐.. 

연희가 할줄 아는 음식(?)을 나열해보겠다. 

밥 : 그래도 기본적으로 밥은 잘한다. 

미역국 : 그래 이것도 먹을만하다. 꼭 참기름 많이 넣고 끓인다. 고기도 안들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이다. 

라면 : 파도 안넣는다. 어쩔땐 건더기 스프도 잘 안넣는다. 

그렇다 길게 나열할라해도 위에 있는게 딸랑 끝이다. 

그렇다고 설마 저것만 365일 어떻게 먹냐.. 내가 한다.. 아니면 사다먹는다..ㅡㅡ^ 

암튼 우린 맞벌이를 했었다. 

주로 저녁 당번은 내가 했고 아침은 연희가 챙겼다. 

저녁엔 귀찮다는 이유로 거의 사먹는게 대수였고.. 아침이 문제다. 

나 : 연희야 낼 아침 머먹지? 

연희 : 라면. 

나 : 또 라면이야? 

연희 : 우띄. 그럼 너 좋아하는거 줄께..(연희 신라면 좋아한다.) 

나 : 엉? 먼데? 

연희 : 오징어짬뽕라면..^^* 

대체적으로 이렇다. 라면은 주식의 절반이다. 가끔 특식도 먹는다. 

오징어짬뽕라면에 저녁에 사다놓은 1000원짜리 김밥..ㅡ,.ㅡ 

그나마 난 라면을 좋아하니까 그럭저럭 잘 버틴다. 

나 : 연희야 낼 라면 말고 딴것좀 먹자. 

연희 : 엉. 아라떠..(졸라 큰소리 친다. 먼가 기대를 해볼수 있게끔..) 

그 다음날.. 

연희 : 야~~ 언능 일나.. 밥먹어.. 

나 : (부시시~) 엉.. 밥차렸어? 

연희 : 어.. 빨리와.. 

겨우겨우 정신 차리고 밥상 앞으로 갔다. 그런데 거기에 놓인것은.. 

가운데 김치(울 어머니가 해주신거다..ㅡㅡ^)와 그 옆에 나란히 놓인  

계란 후라이 딸랑 2개 그리고 밥이다. 아참 캐찹도 한통 있다. 

나 : 오늘 매뉴 주긴다..(쉬파. 졸라 비꼬아봤다.) 

연희 : (졸라 야리면서..) 낼 메뉴도 주겨줄까? 

나 : 아니..ㅡㅡ^(괜히 잘못하면 복부 가드해야한다. 아침부터 맞으면 일이 꼬인다.) 

나 : 연희야.(졸라 다정한척.) 나 국물 있는거 먹고 싶어. 

연희 : 그래? 아라떠..(어째 야리지도 않고서 ..) 

그러더니만 주방으로 가서 물을 언진다. 그리곤 결국엔 또 라면이다. 

연희는 밥에다가 계란후라이 놓고 캐찹 뿌려서 졸라 잘 처먹눈다.(부럽다.) 


365일중에 200일 가까이 라면이지만 그래도 아침 구경을 한다는것에 만족해야한다.(아 불쌍한 중생..) 

아마도 저뇬은 어렸을적에 라면 공장 사장한테 시집가는게 꿈이었을거야.. 



다시 명절로 돌와와서 

연희 명절날 고민할만도 하다. 할줄 아는게 너무 많아서(?) 머부터 해야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어머니는 가계를 하시기에(이젠 며느리가 2명인데 손 놓으실때도 된거 아닌가.) 

손이 많이 빠르시다. 형수 또한(애교 열라 많으시다.) 보기와 다르게 맏며느리같이 

척척 잘한다. 우리의 연희도 졸라 바쁘다. 머부터 해야할까 졸라 고민하느라.. 

(할줄 아는건 없으면서 맛은 또 졸라 따진다.) 

어찌어찌..(그게 도데체 머야?) 하여 연희는 청소와 설것이 담당.. 

휴.. 암튼 설 전날 겨우겨우 그렇게 넘어갔다. 

문제는 그 다음 날이다. 

아침 차례까지야 어머니와 형수가 그래 연희도 껴주자.. 고생한덕에 넘어갔다. 

점심때쯤 되면 

위에 나열한 식구들(또 나열해?)이 하나 둘씩 모인다. 

그렇게 대충 다 모인 식구들.. 다행이도 조금밖에 안모인듯하다.(얼라들까지 30여명..ㅡㅡ^) 

점심 식사때였다. 

역시 고모들.. 음식 한가지 한가지 짚어가면서 "이거 누가했어?"라고 말하는거다. 

그때마다 어머니와 형수만 불려지고 연희는 완전 왕따가 되었다. 

"그럼 새색시는 머 한거 없어?"라고 말하자.. 연희 민망한듯(민망한줄 알긴 아나?) 

"그 그릇들은 제가 한거에요..^^;"라고 말한다. 

고모들 잠시 멍~~ 그러더니만 "우린 새색시한테 얻어먹고 싶은데.. 저녁에 기대해도 되나?"라고 말하는것이다. 

그 말에 선뜻 "네~~~"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연희(도데체가 생각이 있는건지.) 

나 졸라 불안했다. 

그래서 에라 모른척 친구네 인사하러 갔다 온다고 나가버렸다. 
(나중에 이것때문에 18단 콤보로 찍혀서 죽을뻔했다.) 


시간이 흘러 저녁무렵..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일찍 들어갔다. 근데 연희만 안보이고 다들 시끌벅쩍이다. 

"연희 어디갔어요?" 란 말에 형수가 "주방에 있어요. 저녁한다던데 혼자 한다고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네요.. 제가 도와준다고 했는데.. 혼자하겠데요.."라고 

말하는것이다.  그때 고모들이 "야 니 색시가 아까 요리할거 한보따리 사들고 

들어가더라"라시며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나를 보는것이다. 

'에이..큰소리 쳤으니까 잘 하겠지.. 요리책도 준비한것 같은데.. ' 이런 생각을 

하며 주방에 가보지도 않고 식구들과 만담(?)을 나누었다. 

조금 있자.. 연희가 나를 부른다. '이제 다 되었나부다..' 약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주방으로 갔다. 

헉.. 쉬파.. 조때따.. 

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봉지들이 널부러져있다. 바로 신라면 봉지..ㅜㅜ 

그러나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열심히(?) 하느라 추운 겨울인데도 땀이 송글송글. 

연희 나를 보며 베시시 웃으면서 "스페셜 떡만두라면이야..^^v"라고 한다. 

드뎌 상은 차려졌고.. 그걸 본 전 식구들.. 할말을 잃었다. 

그 와중에 세째 고모부.. 수고했다면서 만원짜리 한장을 연희에게 내미신다. 

"감사합니다"란 말과 동시에 넙죽 받아들고 좋아한다.(역시 돈귀신 붙었나부다.) 


나만 두그릇 먹었다.(식구들한테 졸라 무안해서..ㅡㅡ^) 

그나마 할머니들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한그릇씩은 먹었다. 

30인분의 스페셜 떡만두라면.. 다 불어터진 라면과 속터진 만두가 맛있었나부다. 
(맛있긴 개뿔이.. 다 버릴까봐 그냥 먹어주신듯 하다..ㅡㅡ^) 


다음날 이제는 모두가 헤어져야 할시간.. 

다들 가면서 "새색시 덕분에 잘먹고(?) 잘논다 간다"라는 말을한다. 

난 고개를 못들엇지만 연희 머가 좋은지 "담엔 덧 맛있게 해드릴께요"란다. 


그래도 자존심은 있나부다. 

형수가 이것저것 잘하는걸 보니까 괜히 꿀리기 싫은지 요리를 좀 배웠다. 

콩나물국, 된장찌게, 갈치튀김, 김(재는거)등.. 메뉴가 몇개 더 늘었다. 



시간은 흘러흘러.. 

그해 가을 형의 결혼식이 있었고.. 그리고 그 다음해(그니까 올해다.) 2월 

연희 : 자야~~(이젠 조금 성숙해졌나부다. 야에서 자야로 바뀌었다.) 

나 : 엉 왜? 

연희 : 나 이상해. 

나 : 머가 이상한데?(니가 언젠 멀쩡했냐?) 

연희 : 나 그게 없단 말야. 

나 : 그게 먼데?...    헉... 혹시? 

연희 : 엉.. 그래. 그거..(그게 먼데?) 

난 잽싸게 약국에가서 테스트 시약을 사왔고 결과는 양성이다. 

우미 조때따. 다시 백수가 된 나였는데..  그리고 형보다 늦게 낳을 생각이었는데.. 

(그렇다 나 모자른게 많다. 그래서 공부중이었다..ㅡㅡ^) 

연희 : 어떻게해?(졸라 울음 섞인 목소리다.) 

나 : 어쩌긴 낳아야지.. 별수 있냐? 

연희 : (졸라 야린다. 여짓껏 젤 무서운 눈빛이다..) 몰라.. 나 지울래.. 

나 : 미쳤어? 다시 한번 그런소리 해봐..(화난 목소리다.) 

연희 : ... 

연희는 내가 진짜로 화를 내면 찍소리도 안한다. 그때는 나의 무능력함에 더 화를 

낸듯한것 같다. 공부 시작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그냥 접어야할것 같아서 맘이 아프다. 


겨우겨우 설득끝에 낳기로 결정을 하였고.. 

다시 나는 일자리를 구했다. 그리고 지금 현제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어딘지 알려고 들지마라.. 그냥 웹에이젼시다.) 


또 훌쩍 시간이 지나서 

연희 : 자야 나 배아파... 

나 : 엉 그래? 그럼 떵눠~~~ 

연희 : 우띄..(뒷말이 나올듯 하지만 애때문에 참는듯하다.) 진짜 아프단 말야. 

나 : 어 진짜야?(한두번 속은게 아니다..ㅡㅡ^) 

     그럼 빨리 병원에 가자.. 

그렇게 주섬주섬.. 회사출근도 잊은체 병원갈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연희 : 이제 안아프다. 

나 : 우씨.. 나 출근해야 한단 말야.. 벌써 늦었다..ㅡㅡ^(원래 지각맨이다.) 

연희 : 엉.. 미안..(안색이 안좋아 보인다.) 

나 : 그럼 갔다 올께...뻐뻐~~(^^v) 

그렇게 출근을 하려고 버스정류장까지 갔다. 그리고 버스를 막 타고 있는데 

띠리리~~ 전화벨이 울렸다.(이젠 캔디 아니다. 연희가 하루 3번이상씩 전화한다. 
그래봣자 확인전화지만..) 

연희가 또 아프덴다.. 그래서 한정거장 다음에 내려서 다시 집까지 졸라 뛰었다. 

집에 막 도착하자 연희는 "어 신기하게 지금은 또 안아프다..^^*" 이러는것이다. 

나 화를 내려다가..  

나 : 연희야 간격이 얼마나 돼? 

연희 : (먼가를 안듯한..) 그때도 그랬잖아. 

나 : 그때는 아주 가끔 그랬잖아. 

연희 : 그런가? 

나 : 암튼 빨리 짐챙겨서 병원에 가보자.. 나 오늘 출근 안해.. 

그렇게 해서 병원에 갔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란다.. 

우쒸.. 조때따.. 회사에 애때문에 안간다고 했눈데.. 

병원에서는 10분 간격이 오면 그때 오란다.  

그냥 집에 가기 머해서 부모님 집으로 갔다. 어머니는 나올때가 다 되었다고 

서두르시고 우린 아니라고 했지만 고집 세시다. 

밥을 든든히 먹고 조금 있자 점점더 진통이 아프다고 말한다. 

안쓰러운 마음에 다시 병원으로 갔다. 그리고는 무조건 입원을 시켰다. 

연희 : 자야.. 애기낳다가 죽는 사람도 있다던데.. 

나 : (화를 내며)우씨.. 너 재수없는 소리 할래? 

연희 : 자야.. 근데 너무 아프다... 

나 : 괜찮아.. 내가 옆에서 지켜주잖아.. 

연희 : 그럼 머해.. 별로 쓸모 없눈데..^^; 

나 : ㅡㅡ^ 

그렇게 진통은 계속 되었고 너무나도 길었다. 

2틀째 계속해서 진통이다. 보통 몇시간 한다 하던데 너무나 길었다. 

간호사한테 계속해서 어떻게좀 해달라고 했지만.. 아직 때가 아니란다. 

다시 연희한테 갔을땐 거의 실신에 가깝다. 

나 : 연희야 조금만 참아봐.. 이제 금방 끝난데.. 

연희 : 자야.. 나 허리가 너무 아파.. 

나 : 애기가 뒤쪽에 있어서 그런데.. 내가 손잡아줄께.. 

연희의 손을 살짝 잡았다. 그런데 연희의 손엔 무척이나 힘이 들어가서 내손을 꽉 쥐어잡는다. 


이때는 왜이렇게 시간이 안가는건지 모르겠다. 

아픈사람도 그렇지만 그걸 지켜보는 사람도 얼마나 괴로운지 모를꺼다. 

그렇게 새벽 3시 반쯤.. 

연희가 거의 숨이 넘어갈 지경이다.. 진통도 끊이지 않는다.. 

나는 성급하게 간호사를 불렀고.. 간호사가 와서 연희를 들여다본다. 

그러더니.."애기가 잘못 들어 앉았어요.. 수술을 해야 할것 같은데요.." 

이러는거다. "아니 순산할꺼라면서요?" 라고 했더니 암 말도 안한다. 

그때 그렇게 따지고 있을수만은 없기에 연희를 수술실로 보내야만 했다. 


연희를 홀로 수술실에 보낸후 한시간정도를 밖에서 기다리면서 무수히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물론 아들인줄은 알고 있었다.) 

제일먼저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04시 49분.. 드디어 애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수술실에서 간호사가 나오더니만 "보호자분 들어가 보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걱정과 기쁜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연희는 아직도 수술대 위에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누워 있었고.. 

조그마한 핏덩이가 울고 있는게 아닌가.. 

간호사가 아이는 건강하덴다.. 그래서 바로 연희 옆으로 갔다. 

눈엔 눈물이 흘러 내리고.. 힘겹게 나에게 애써 말한다. 

연희 : 우리 아기 이뻐? 

나 : 어 이뻐. 너 닮아서 무척 이뻐. 

연희 : ... 

나 : 고생 많았어.. 

연희 : ... 

나 : 사랑해 연희야 

라고 마지막 말을 하려는데 연희는 고개를 옆으로 떨군다. 

나는 놀래서 의사를 불렀고.. 의사는 수혈이 많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다시 나는 밖으로 나가게 되었고.. 

또 다시 수술실 밖에서 대기 해야만 했다. 

금방 끝날꺼라는 간호사의 말과는 달리 한시간이 되어도 두시간이 되어도 

안에선 아무런 연락이 없다. 

세시간이 되었을때쯤.. 아까의 그 의사가 나오더니 나를 찾는다. 

"과다 출혈입니다. 빨리 큰 병원으로 옮기셔야겠습니다."란다. 

갑자기 하늘이 노래진다. 같이 계셨던 어머니가 도데체 왜 그러냐고 계속해서 

물어보시지만 의사는 서두르란 말밖에 안한다. 


벌써 연락을 해놓았는지 엠블런스는 빨리도 왔다. 

엠블런스에 옮겨진 연희. 보호자는 한명밖에 안된다고 하길래 나혼자 탓다. 

어머니는 애기를 보셔야 했기때문에.. 그냥 나혼자다. 

무섭고 두려웠다. 

손등위에 꽃혀있는 링겔때문에 손도 잡아줄수가 없다. 

아무것도 해줄수 없는 내가 원망스럽고.. 화가난다. 

귓가로 가서 "연희야 조금만..조금만 힘을내"란 말밖에 할수 있는게 없다. 

큰 병원에 입구에 도착을했다. 

그때 갑자기 '삐~~삐~~삐~~~~~~~~~~~~~~~~~~~~~~~~"하고 길게 늘어지는 

기계음소리. 

갑자기 불안감이 솓구쳐서 멍해졌다. 

같이 타고왔던 의사인지 먼지 하는 사람들이 재빠르게 연희를 안으로 옮겼다. 

나도 아무 생각없이 눈물을 흐르며 따라가고 있다. 

그리고 또다시 응급실을 거쳐 수술실.. 

또 마냥 기다려야만 했다. 전화벨 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리지만 받지 않았다. 

5분여정도 있었을까.. 안에서 의사가 나온다. 

"죄송합니다. 들어가보세요" 란다. 

안돼.. 그럴순 없어.. 의사를 밀어 제친후에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연희는 온데간데 없고.. 

단지 수술대 위에 무언가가 흰 천으로 덮혀져만 있었다. 

저 안에 연희가 누워있을거란 생각을 했지만서도 

나는 소리를 지르며 안에 있던 간호사와 의사에게 고함을 치고 있었다. 

"우리 연희 어딨어? 어디갔냐고? 빨리 데리고 오란말야~~" 

두려움에 연희의 얼굴도 보지 않고 그자리에 털썩 주저앉아버렸다. 




그렇게 열흘이 지났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은데.. 아직 못해본 일들이 많은데.. 

연희는 그렇게 나에게 소중한 선물만 남겨둔체 떠나버렸다. 


난 오늘도 라면을 먹는다. 그리고 개란 후라이 한개와 캐찹을 놓고선.. 


거울을 봤다. 금방이라도 연희가 "못생긴 얼굴 짜꾸보면 거울깨져"라고 하면서 

튀어나올것 같다. 하지만 거울에 비춰진 것은 초라해진 내 모습뿐이다. 


연희를 위해서라도 

그리고 소중한 연희의 선물을 위해서라도 

나는 보란듯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연희야 니 몫까지 내가 열심히 살아줄께. 그리고 우리 우주 무럭무럭 잘 키워줄께" 



난 평상시대로 출근도 하고 농담도 잘한다. 

그리고는 서핑을 하다가 유머게시판을 보게 되었고.. 

연희와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하나씩 하나씩 눈물을 흘려가면서 

글을 쓰게 되었다. 

오늘도 연희와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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