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유행을 타서
- 자주 사용되고
-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다보면
십중팔구 의미가 확장되고 변질됩니다.
ex) 역적, 반동, 비판적지지, 기계적중립, 알바
역적은 지나치게 써먹다보니 나중엔 정적을 역적으로 모는 사람도 역적으로 몰리는 사람도 그걸 보는 사람도 역적으로 몰리는 사람이 정말로 역적이라서 역적으로 몰리는 것은 아님을 다 아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공산혁명이라는 역사발전(그들입장에서)을 방해한다는 의미의 반동은 나중에는 그냥 흔한 숙청의 핑계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소수정당지지자가 당선가능성없는 자당후보를 포기하고 가능성있는 온건좌파에게 표를 보탠다는 의미였던 비판적지지는 요즘은 비판하고 같은 말이 되었습니다.
양비론을 경계하는 의미였던 기계적중립은 이제는 적어도 오유 시게에서는 속마음은 어떠하든 문통령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를 입밖으로 표명하지는 않는 사람을 욕할 때 쓰는 말이 되버렸습니다. 오글오글해서 안하는 것 뿐인데.
알바는 그일 아니면 제대로된 직업을 가지기도 힘든 자가 시킨대로 댓글이나 써가며 생계를 유지한다는 굉장히 모욕적인 말인데다가 명예훼손 고소감인데, 적어도 오유 시게에서는 상대가 이해안되는 말을 하거나 의견이 다르면 툭 던지는 흔한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올해만도 대충 열댓번은 들었을텐데 뭔가 딱히 대단한 건도 아녀서 한두개 빼면 내용이 기억도 안날 정도.
알바몰이를 대략 구분해보면
1 진짜 알바로 생각해서
2 말싸움을 계속하기 힘들 때 마무리 인사로
3 알바로 몰아도 다수가 배경이 되어줄 것이므로 자기편을 소환하기 위해서. 비공을 부르는 콜사인.
4 잘 모르지만 남들이 하니까
3이 가장 비겁하고 4가 가장 심각한데... 전염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잘 모르면서 따라하는 자들을 만들어 내니까요. 뉴비가 여기선 저렇게 해도 되는거라고 생각하게 되고. 알바몰이를 하지 말라고 하면 자기의 권리를 하나 박탈당한다고 느끼는 듯.
저들은 저들이 하는 일을 모르나이다
알바몰이 습관을 없애는 방법은 둘로 나눌 수 있을텐데
- 알바몰이 하던 사람들이 중지하기를 바라며 설득하는 방법
- 못하게 막는 방법
"못하게 막는 방법"이 우월한 방법입니다. 수동이 아니고 능동적인 방법이라는 점에서, 내가 콘트롤 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선의에 기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알바로 몰리거나 그와 유사한 상황에 직면하면 다음 3가지 중 하나를 하겠습니다.
- 몇배로 욕을 해준다
- 닉네임걸고 저격하고 신고
- 경찰서 방문
여러분도 비슷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권리는 자기가 지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