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때 겪은 일입니다.어느 날, 친하게 지내던 친척 형에게 놀러 갔었습니다. 친척 형의 집은 이층 건물이었고, 저희는 방 안에서 한참 놀다가 문득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그리곤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 침도 뱉고, 소리도 지르며 재밌게 놀고 있었습니다만...건물과 건물 사이에 아주 협소간 공간 -어린아이가 옆으로 겨우 들어갈 만한 그런 공간-을 살짝 보게 되었는데, 이럴수가...그 좁은 공간 사이에 하얀 소복을 입고 검은 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여자는 그 좁은 공간에 쪼그려 앉아, 고개를 숙인 체 울고 있었고... 저는 너무 놀라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친척 형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형도 제 얘기를 들고나선 무서웠던지, 저희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1층으로 내려와서 그 좁은 공간을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했습니다.그리고 거기에는... 거기에는...
하얀 비닐봉지가 하나 있었고, 그 하얀비닐 봉투의 찢어진 틈 사이로 검은 비닐이 삐져나와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혹시 우리가 보는 귀신이란 것 중에는 이런 불안감에 의한 착각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투고] 얼큰하군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