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했던 그 곳은 늘 제복을 입었기에 여자들의 수다 장소는 늘 탈의실이었고, 그 날도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있을 때였습니다. 친한 동료 둘이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탈의실에 뛰어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쳐다봤고, 이윽고 그녀들은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그 날도 출근시간에 겨우겨우 맞춰 회사에 도착한 그녀들은 회사 정문에서 만나 엘리베이터로 뛰어 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엘레베이터 앞에서 생전 (회사에서) 처음 보는, 검은 생머리를 질끈 묶은 여자가 [아이, 늦었네...] 하면서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더랍니다.
그녀들은 같이 타려고 열심히 뛰었지만, 엘레베이터 앞에 섰을 때는 문이 닫히고 말았고... 그리고 1~2초 후 엘리베이터 문이 바로 열리되랍니다. 아무래도 문 닫기 전에 뛰어 오는 걸 보고 열어준 모양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쉰 두 친구... 그런데 엘레베이터를 탈려고 보니까, 어라? ...그 여자가 없습니다.
그 중 한 친구는 자기가 잘 못 본줄 알고, 나머지 친구에게 [왠 여자가 탄 줄 알았다...야~] 했지만, 다른 친구의 말이.
[...나도 봤어, 그 여자애...]
그날 오전, 엘레베이터 사건으로 혼자서 엘레베이터 안 탈려는 진풍경이 펼쳐졌지만, 회사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어느새인가 잊혀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