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정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특히 현재까지(~8/5) 3.3의
bWAR를 기록중인데,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30위 수준의 매우 우수한 성적이다. 반면
fWAR는 2.7인데, bWAR와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WAR 계산 시 사용하는 수비 스탯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bWAR는 DRS를, fWAR는
UZR을 기반으로 계산한다. 그렇다면 두 수비 스탯은 서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 데이터 샘플의 차이
- 존 크기의 차이
- 파크팩터 적용 방법의 차이
첫째, DRS는 1년의 샘플 데이터를, UZR은 6년의 샘플 데이터를 활용한다. 따라서 DRS는 해당 시즌의 평균적인 퍼포먼스 기준으로 수비 기여도를 평가하기에 더 적합하다. 하지만 그만큼 구간별로 수집되는 이벤트의 숫자는 적어지므로, 구간별로 산출된 난이도에 대한 신뢰도는 그리 높지 않다. 둘째, UZR은 그라운드를 78개의 존으로 나누는 반면, DRS는 더 작게 많은 구간으로 나눈다. 따라서 동일한 수비 이벤트에 대해서 DRS는 더욱 정밀하게 분류할 수 있지만, 그만큼 구간당 샘플 사이즈는 적어진다. 셋째, UZR은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내야수로 구분하여 파크팩터를 따로 적용하고 있다. 반면 DRS는 각각의 구간별로 파크팩터를 적용한다. 구장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좁은 위치에 대해서는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오히려 불필요한 노이즈를 유발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사소한 조정에 있어서 다른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차이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은 위의 내용이다. 결론적으로, DRS는 더욱 세부적으로 조정을 가하는 반면, 훨씬 더 적은 샘플을 통해 산출된다. 매년 달라지는 수비의 수준을 반영하기에는 DRS가 더 유리하지만, 적은 데이터로 수비 능력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더 변동성이 적은 UZR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DRS는 매번 평균에 대해 0으로 재조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2014년 리그 전체의 UZR은 거의 0에 가까운 반면, 리그 전체의 DRS는 -39로 나타난다. 심지어, 2004년엔 리그 전체 DRS가 무려 -101이다. 스탯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리그 전체 선수들의 수비 성적이 리그 전체 선수들보다 -101점이 더 낮다는 모순된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이처럼 DRS는 리그 전체 평균값 자체가 양수 또는 음수로 편향될 수가 있으므로, 리그 평균의 값이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현재 강정호의 DRS와 UZR을 살펴보자. 그는 현재까지(~8/5) 3루수로서 4 DRS와 0.9 UZR을, 유격수로서 2 DRS와 -2.5 UZR을 기록 중이다. 두 스탯 수치 간의 일관성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사실 2015년 100이닝 이상의 수비수를 기준으로, DRS와 UZR 간의 상관계수는 .753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포지션별로 보면 3루수는 .820, 유격수는 .654으로, 유격수에 대해서는 특히 두 스탯의 일치성이 떨어진다. 또한, DRS는 UZR에 비해 변동성이 조금 더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적은 샘플의 DRS로 실제 수비 실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UZR 이상으로 더욱 값을 회귀해서 해석해야 한다. 그럼 강정호의 PMR 스탯을 계산해보자. 그는 3루수로서의 성적은 PMR+이 113.6, 유격수로서는 PMR+이 68.8로 계산된다. 즉, 3루수로서 평균보다 13.6% 더 많이 타구를 처리했으며, 유격수로서는 평균보다 31% 덜 처리했다. PMR 결과만으로 봤을 때는 DRS보다 UZR 성적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 현재까지 그가 처리한 타구 횟수는 137회에 불과하다.
Tom Tango에 의하면 최소 400번의 수비 플레이는 관측해야, 타자로서 약 200타석의 출루율 스탯 만큼의 신뢰도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현재 수준에서 강정호의 수비 스탯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며, 다만 PMR 수치를 감안했을 때 DRS보다는 UZR 쪽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