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나란다 마을의 파바리캄바라는 숲 속에 머물렀던 때의
일이다. 이웃 마을의 촌장인 안반다카푸타(刀師子)라는 사람이 찾아왔
다. 아마도 그는 붓다의 명성을 듣고 있었던 모양이어서, 우선 이런 것
을 물었다.
"대덕이시여, 서쪽에서 온 브라만들은 물병을 높이 처들든지, 화환
을 달든지, 물에 들어가 목욕하든지, 화신(火神)에게 공양을 드리든
지 함으로써, 죽은 사람을 천상에 태어나게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
습니다만, 대덕께서도 역시 그런 일을 하실 수 있습니까?"
지금도 종교에서 신비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거니와, 그도 그런의식
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붓다는 바로 대답하는 대신 이렇게 반문
했다.
"그러면 촌장에게 내가 한 가지 물을 것이 있다. 생각나는 대로 대
답해 보라. 어떤 사람이 깊은 호수에 바위를 던졌다 하자. 그때 여러
사람들이 몰려와서 '바위야, 떠올라라. 바위야 떠올라라.' 하며 기도
했다고 하면 어찌 되겠는가. 그 바위는 기도의 힘으로 떠오르겠는
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누구나 아니라고 할 수밖에는 없으리라. 여기
서 붓다는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촌장이여, 이것을 그대는 이찌 생각하는가? 여기에 남을
죽이고, 도둑질을 하고, 거짓말을 하는 따위 온갖 나쁜 짓을 한 사람
이 있다 치자. 그 사람이 죽었을 때 여러 사람이 몰려와서 '이 사람
이 천상에 태어나게 해 주십소서.' 하며 합장하고 기도했다면 어떻겠
는가. 그는 그 기도에 의해 천상 세계에 태어나게 되겠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촌장은 아니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대답하고 있는 동안에 어느 사이엔지 그를 가리고 있던 낡은 의
식이 벗겨져 나가고, 그의 마음에는 한 가닥의 광명이 비쳐 왔던 모양
이다. 그래서 그는 이 장의 첫머리에 인용한 말을 하면서 재가 신자가
될 것을 맹세했다는 것으로 이 경은 끝나고 있다.
"어둠 속에 등불을 가지고 와서 눈 있는 이는 보라고 말씀하심과 같
이"라는 말은 이런 사실을 가리킨다.
<아함경 이야기>, 마쓰야 후미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