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소재로 삼아 현대 소비사회를 비판해온 미국의 사진작가 크리스 조던은
최근 ‘미드웨이 - 자이어(Gyre)로부터의 메시지’라는 제목의 사진작품을 인터넷 홈페이지(www.chrisjordan.com)에 공개했다.
그는 “이 사진들은 몇 주 전 미드웨이섬에서 찍은 것”이라며
“어미새가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한 바다에서 먹이처럼 보이는 플라스틱을 물어다 아기새들에게 먹였다.
인간의 쓰레기로 매년 수천마리의 알바트로스 새끼들이 죽어나간다”고 전했다.
크리스 조던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죽은 새끼들의 뱃속에는 일회용 라이터와 플라스틱 병마개 등 온통 쓰레기로 차있다.
사진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조작 의혹을 걱정한 나머지 그는
“이 비극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플라스틱 한 조각에도 손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이어란 쿠로시오 해류와 북태평양 해류, 캘리포니아 해류, 북적위도 해류 등 4개의 해류가 소용돌이 치며 만나는 곳이다.
자이어에는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모이는데 그 절반이 일본에서 흘러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이어의 바다쓰레기 면적은 미 텍사스의 3배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자이어에 들어온 쓰레기는 해류 때문에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잘게 부서져 새나 물고기의 먹이가 된다.
“내 이름은 찰스 무어입니다. 오십 평생 바다에서 잔뼈가 굵은 대양 횡단 요트의 선장입니다.
1997년 여름, 우리는 LA에서 하와이까지 국제 대양경주에 참석했지요.
비록 작은 쌍동선(雙胴船)이었음에도 노련한 팀웍으로 입상했습니다.
LA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뱃사람들의 호기를 부려 지름길을 택하기로 했지요.
이 길은 아무도 가지 않는 항로입니다.
소위 북태평양 아열대 해류지역으로 바다의 사막으로 알려져 있지요.
하와이와 본토 중간지역. 이곳은 플랑크톤도, 생선도 씨가 마르고 바람마저 멎은 고기압 지역입니다.
워낙 수심이 깊고 바람이 약해 바다 속 영양분을 끌어올리질 못하니 큰 생물이 없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서쪽 1,000마일. 하와이 북쪽 1,000마일 해상,
그 너른 태평양위엔 우리 돛단배만 고립무원으로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다를 내려다 본 나는 경악하고 말았지요.
주위는 온통 플라스틱 쓰레기로 가득했습니다.
90%가 플라스틱류 인데 축구공부터 레고 장난감, 여행가방, 자동차 타이어, 주사기, 어망 등, 온갖 잡동사니들이
수평선너머까지 둥둥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마치 몸통만 있고 꼬리는 없는 괴물을 본 듯한 큰 충격이었지요.“
무어 선장이 발견한 플라스틱 쓰레기 띠는 최고 1억 톤까지 추정한다. 텍사스주 두 배나 되는 면적에 퍼져 있다.
편서풍을 타고 시계방향으로 도는 북 태평양 해류를 따라 쓰레기가 섞여 돌다가 이 무풍지대에 다 모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