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편)소통의 부재
게시물ID : panic_7966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로젯
추천 : 2
조회수 : 10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3 10:52:57


한 소년이 있었다.
나는 그 소년을 좋아했다.
그 소년은 남들보단 작은키에, 곱슬머리였다
이성적인 사랑보단, 동생으로써 좋아했다는 말이 맞다.
같이 앉아 얘기를 하고, 들어주며 친해졌다
 
그리고 어느날, 나와 동갑이지만 한 학년 선배인 그녀가
그 소년과 사귄다는 사실을 그녀를 통해 알게되었다
선배는 나에게 그와 어떤 관계인지 설명해보라고 했다.
 
나는 그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리고 다 괜찮은 것처럼... 사실 좋아했는데 여자친구가 있는 줄은 몰랐고 포기하겠다 했다.
 
그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좋아한다고 했던 것일까?
 
지금에 와서 내가 생각해보자면,
나에게 친구는 그 소년밖에 없었고,
그 선배는 주변에 사람이 많이 따르는 스타일이였기 때문에
그 선배와 그런식으로라도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컸었던것 같다.
 
하지만 그 선배와 친해지고 싶었던 내 기대와는 다르게
 
그 선배는 괜찮지 않다는게 눈에 보였고,
 
나는 그날이후, 그 선배와는 가까워졌지만 또 아주 먼 사이가 되었다.
 
가까운 사이지만 내가 은근히 무시당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 선배는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끔찍한 사람이였다.
돼지,닭,소,양,오리 먹는 가축의 범위가 이정도를 벗어나지 않았던 나와는 달랐다.
 
언젠가
그녀와 고급스런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중 나는 내가 먹고 있는 고기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비릿한 맛이났고, 부리와 발이 보였다.
내가 먹고있는 고기가 까마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속이 좋지않아 포크와 나이프를 얼른 내려놓았고, 식당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내옆의 그녀는 아주 맛있게 먹고있었고,
 
손님들의 앞에앉은 종업원들은 초점없는 눈으로 손님들의 식사를 지켜보기만 했다.
내앞의 종업원도 그저 내앞의 그릇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고급스런 식당은 참 기괴했다.
1인1종업원 시스템이였는데
좁고 긴 식탁에 한 사람 앞에 한 명의 종업원이 마주보고 앉아 손님이 먹는 것을 초점없는 눈으로 지켜보았다.

 
왜 이런 체계인지 그 원인을 찾던중 그녀의 주문으로 종업원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수 있었다.
그녀가 갑자기 내 앞자리에 앉은 종업원의 손가락이 먹고 싶다고 했고, 그 종업원은 자신의 손가락을 그자리에서 직접 잘랐다.
다른 일행도, 내 앞에 앉은 종업원의 손가락이 먹고싶다고 했고. 종업원은 기꺼이 자신의 손가락을 잘랐다.

 그 광경을 목격한 나는 너무 놀랐지만 다른 종업원들이 마치 남일인듯 무신경한 반응을 보여 입을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선배와 다른 일행들은 종업원의 손가락을 씹어먹었다.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아그작
 
 
비위가 안좋아 종업원을 바라볼수도 없었고
남은 식사또한 다 할수 없었다.

 그녀는 식당에 온 기념으로 사진이나 찍자며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사진을 찍었다.
입꼬리는 위를 향했지만 마음은 괴로웠다.

그날 이후, 나는 괜히 그 소년에게 화가 났다.
뭐 이런 여자랑 만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소년이 그정도 수준이니 그런 여자와
만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내심 들었다.

난 그 소년을 피하게 되었다.
 
그 소년이 선배와 다니지 않고
혼자 다닌다는 것을 깨달았을때는
많이 늦었고, 물어보기엔 타이밍이 많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난 후 알게되었다.

선배는 소년과 내 사이를 질투해 이간질을 시킨 것이였다.
 
선배는 그 소년이 아닌 나를 좋아하고 있었고, 나에게서 그 소년을 떼놓은 것이였다.
나에게 했던 거짓말을 그소년에게도 똑같이했다.

그 사정을 알게 된것은 그 선배와의 잠자리에서 였고, 그 선배는 잠자리에서 고백을 했다.
 
사실은 그 소년이 아닌 너를 좋아하고 있었노라고
 
잠자리에 이어, 느닷없는 고백이후 그 선배는
 
니가 좋아서,

니 눈알,손가락, 발가락까지 다 씹어먹고 싶었다고
식사용 나이프를 들고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소년은 나에게 아주 좋은 남자는 아니였을지언정
아주 좋은 친구였다.
 
 
 
그리고 난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진 몸이 였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