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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직에서 탈락한 누나에게
게시물ID : freeboard_10064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UmortalHOW
추천 : 2
조회수 : 21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7/28 18:37:52
누나야, 누나가 오유 안 할 거 같아서 그냥 여기다가 내가 누나한테 하고싶은 말 적어본다.

연습해보고 누나한테 다음에 만나면 정리해서 말해줄라고.

누나가 나이가 쉰에 다가서고 더이상 다닐 직장도 없어지고 해서

찾다찾다 어떤 쫌 큰 조직의 운전기사로 지원서를 냈다가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갈구었다는 거(갈구미 일화) 내가 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누나가 이승만을 칭찬하지 않는다고 한 건, 그들의 핑게고 

그냥 누나가 나이가 많고, 여자라서(?  이건 확실치 않음. 그 곳 수장이 여자니까.)

아마 밀린 게 아닐까 싶다. 솔직히 운전기사 뽑는데 이승만을 어떻게 생각하냐? 고 묻는 게

그 면접관들이 제 정신은 아닌 걸로 보인다. 허허...

누나는 모르겠지만 우리 아파트 경비실 할아버지 미국에 브라운대학교 출신 엘리트다.

나도 처음에 엄청 놀랐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 이전에 계시던 경비 아저씨는 고등학교 선생님 하셨던 분이었고.

고학력자가 마흔 살 넘어 명퇴든 해고든 뭐든 되면 갈 데가 중졸, 고졸자들과 같아지는 게

세계적인 현실 아니겠나.

누나야, 맥도날드에서 시간제로 언제까지 일할 거냐고 내가 물었을 때

다른 데 갈 곳 생기기 전까지는 주휴수당, 연장수당이 그나마 제일 확실하고 

주방이지만 전혀 안 덥고 에어콘 빵빵하다고 웃었제?

누나야....

그런데 나는 누나가 대리운전이나 주차관리 쪽 알아본다는 이야기 듣고

하핫 같이 웃었잖아.

다이나믹한 건 누나가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누나의 열정이 이 사회에서는, 누나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고학력자들이 쓸모없어지는 세상이고.

10여 년 전에 누나 친구 중에 프랑스 유학 갔다와서 취직이 안 되서 집에서 논다는 얘기 

들었던 건, 그 때 참 그 말이 낯설고 귀설고...그랬는데.

누나 친구는 서울대 영문과 졸업해서 시간강사 하다가 비관하고 자살한 사건...

그 친구는 그렇게 오래전에 자살했고, 누나는 아직도 살아서 직업도 없이 개인 업체나 가게도 뭐도 없이

무용지물이 되었다고... 살았으나 산 게 아니라며 탄식하는 걸 보면서도 내가 마음만 아프더라.

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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