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는 남녀공학인데다가 합반라서 여자들이랑 섞여서 공부를 하죠. 간혹 공부에 몰두하고 있을 때면 주위에서 힐끔힐끔거립니다. 한 번 둘러보면 잔뜩 붉은 얼굴로 어색하게 공부하는 척하더군요. 전 그 전부터 제 정보통에 의해 여자 애들 몇 명이 절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제 입으로.. 손인가? 아무튼 제가 좀 한 얼굴과 몸을 하거든요. 얼굴은 흡사 원빈 닮았다고 주장하지만 아이들이 소지섭이랑 비슷하다고 하고요. 키는 180cm가 넘고, 은근히 근육이 있는데다가 농구도 잘 해서 제 별명이 '서태웅'입니다. 그리고 공부도 어느 정도 한다고 하면 절 욕하실까 여기서 그만둡니다. 점심시간 농구를 마치고 교실로 들어가려는 찰나, 어떤 여자가 수건을 주고 튀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냥 전 주길래 닦았죠. 대충 누구라는 것을 짐작할 뿐. 생긴 건 한가인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올리비아 핫세 닮았다고 해두죠. 그리고 학교를 마치고 친구들과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나홀로 가는 길에... 조용한 길이었죠. 그 길에 아까 전에 수건을 전해준 올리비아 핫세 닮은 여자가 있더군요. 같은 반이었지만 제가 워낙 무뚝뚝해서 말은 걸지 않아서 별로 친하지는 않았는데. 그런데 예쁘고, 공부도 잘해서 마음에 두고 있었죠. 걔가 다가와서 제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안녕." 학교에서 만나고 인사하는 것을 웃기게 생각하는 저였고, 그냥 대충 '안녕'했습니다. "어디가?" 약간의 어색한 어조로 말하더군요. 전 웃으면서 말했죠. "집에 가지 어디가긴." "너희집 여기야?" "왜? 여기 볼 일 있어?" "아니. 그냥." 그냥이 아니라는 것을 그때 파악 냄새가 스멀스멀 느껴지더군요. 히히. 그래서 그냥 나가려고 하는데. 걔가 울다시피 말하더군요. "나... 사실 너 좋아해..." 그순간.. 뭐라고 해야할까? 온갖 니즘들로도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감정들이 교차하더군요. 올리비아 핫세 닮은 여자아이는 가고... 전 그냥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아한다고 할까요? 아니면.... 그냥 없었던 일처럼 할까요?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이 당연스럽게도 구라라는 사실을 명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