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30일 "정부는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공급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탈핵(脫核)','비핵(非核)' 성장정책의 길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로 방송된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핵(核)과 관련된 모든 것을 경제논리로만 밀어붙이지 말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안전과 환경을 우선순위로 하는 핵에너지 정책을 검토하도록 하겠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는 원자력 시대의 종결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손 대표는 최근 일본 원전 사태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높아지자 "원전(原電) 중심의 발전(發電)정책의 재검토"를 주장한 바 있으며, 이날 라디오 연설을 통해서는 '원자력 시대의 종결'이란 말까지 쓰면서 반대의 강도를 높였다. 손 대표의 이날 연설은 최근 민주당이 주장해 온 원전 반대 논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우리 원전보다 훨씬 노후화된 데다 안전성 문제가 심각한 북한 영변 핵 시설에 대해선 직접 언급한 적이 없다. 일부 북한 핵시설은 거의 방기된 상태이고, 중국 정부도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변 핵 시설에서 사고라도 날 경우 즉각 우리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북한은 두 차례 지하 핵실험을 통해 핵위협을 일삼고 있다. 따라서 요즘 민주당의 태도를 두고 북한 영변 핵 시설에 비해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안전한 우리 원전을 문제 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 대표는 과거 '북한 핵무기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고수했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민주당 대표 취임 이후 진보정당과 연대가 민주당의 최대 과제로 떠오르면서 손 대표는 남북관계에 대해서 가급적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대해 "정부가 북핵 6자회담 틀 속에서 해결해야 한다"고만 할 뿐 북한 책임을 묻거나 규탄하지는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