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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드러머는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게시물ID : humorstory_4361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픽션착향료%
추천 : 0
조회수 : 3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3 23:25:09
[그 드러머는 어느 누구와도 같지 않았다.]

밴드음악 동아리의 드러머 신입생으로 가입한 여자아이 하나는 
드럼을 쳐야할 상황이 되면 참 독특한 캐릭터가 된다. 
이제부터 이 아이를 M이라고 부르자.

M은 스틱을 들면서부터 
"흐흐흥~흐흥~~으허흐흫하!" 
묘한 소리를 흘려내기 시작하며며 

"으헣흐흫핳하! 촤하하! 부끄러워!!"를 연발한다. 
몽댕이같이 똑때이 틀어쥔 스틱으로 심벌을 톡! 하고 치고 나서는 또 
"으흥흥 으허허허허허허허헉!!" 
하고 웃으며 
"으아 부끄러워서 못 치겠어요!"
라고 롤스로이스에서 내린 패리스 힐튼 마냥 사방에 눈길을 던지며 수 차례 외친다. 
저기... 안 궁금했는데...요.

뭐가 그리 부끄럽냐 물으니 
'아~~못 쳐서 부끄러워요! 오호허흐허헝~~~!'
이라며 헝헝거리길래, 드럼에 앉는 순간부터 너는 
흐드러진 박자위에 오함마를 박아넣는 밴드의 중심이자 리더이니 그냥 마음껏 쳐라, 
뻔뻔하게 쳐야 실력이 쑥쑥 자란다고 말해줘도
"으허허흐흐흥~~~! 부끄러웟! 만세는 부꾸럽다구우우웃~~~!" 
을 리슨앤리피트해야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없었다. 
그렇지만 만세는 귀엽기라도 하지.

그러기를 십여 분, M이 제공하던 LC 파트는 나를 내쫓는 것으로 
잠시 소강 상태를 보였지만... 잠시일 뿐이었다.
나름 배려랍시고 옆에서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닌자 베이스를 시도하기 위해 
Bm6 코드톤 수인을 지판위에 맺는 순간 굳이, 굳이 듣지 않아주고자 꽉 끼워둔 
내 이어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으흐흐흐흐흥~~~~~! 만뗴는 부!꾸!러!워욧!!!!"소리에 반응했기 때문이란다. 
듣지도 말고 보지도 말란다. 왜? 부끄러우니까!

저기, M아. 네가 안 부끄러워하면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아니니...? 
네가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우리가 부끄러워하는 것 같아. 
그의 페이스가 폭주하는 것을 버틸 수 없던 내가 이 물음표 가득한 상황의 성립에 대한 문제를 jessi했지만, 
불행하게도 M의 상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이 파괴적으로 변해가고 말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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