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어슴푸레한 밤길을 잔뜩 취한 남자가 걷고 있었다.
길을 걷던 남자가 문득 옆을 보자, 50대쯤 되어 보이는 남자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남자 앞에 있는 책상에는 [점] 이라고 써 있는 종이가 붙어 있고, 수정구슬이 놓여져 있다.
점쟁이 같다.
남자는 호기심이 생겨 점을 쳐 보기로 했다.
남자는 책상 앞의 의자에 앉아서 말했다.
[남동생의 점을 보고 싶은데요.]
점쟁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동생의 나이와 이름을 물었다.
남자는 자신의 이름과 5년 후 자신의 나이를 말했다.
사실 남자에게 남동생은 없었다.
술도 취했겠다, 점쟁이를 놀려 먹을 생각이었던 것이다.
[A씨고, 나이는 28살이라는거죠?]
점쟁이는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수정구슬에 손을 대고 점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도중에 점쟁이의 안색이 하얗게 질린다.
그리고 주변에 잔뜩 쌓아둔 책을 허겁지겁 펼쳐 여기저기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끝나 대충 조사가 끝났는지, 점쟁이는 땀을 닦으며 남자에게 물었다.
[실례지만, 동생분은 건강하십니까?]
[건강합니다. 그런 말은 실례잖아요.]
그러자 점쟁이는 [모쪼록 동생분께 몸을 소중히 하라고 전해주십시오.] 라고 몇번이고 말했다.
조금 불안해진 남자는 물었습니다.
[왜 그러는 겁니까?]
그러자 점쟁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대답했다.
[당신의 동생은 점괘대로라면 5년 전 오늘 이미 죽었을 운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