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편의점 가는 길에 혹시나 하고 봤더니 여전히 어젯밤 그 자리에 있더군요.
마치 기다렸던 듯이 절 보고 애옹애옹하고 울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자긴 잘 있었다는 듯이 애옹애옹하는데 어찌그리 마음이 아픈지.
편의점 가서 냥이 캔이랑 생수 한병 사와서 물그릇에 부어주고 캔은 따서 사료 그릇에 부어줬습니다.
저희 집에서 키우는 세 녀석은 제가 직접 냥이 캔 사다준 적이 손에 꼽는데...;;
이 녀석은 왜그리 눈에 밟히던지요.
그릇을 가까이 밀어주니 다가와서 먹는데 그래도 어제보다 훨씬 나아보였습니다.
침도 덜 흘리고 몸도 제법 잘 가누더군요. 어제는 비틀거려서 제대로 먹질 못하고 한참 고생하다가
겨우 먹더니 오늘은 그릇에 코박고 잘 먹었습니다.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렇게 하는 게 저에게 있어선 한갓 자기위안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아진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았습니다.
내일 출근길에 얼굴을 보여주진 않더라도, 내일 퇴근길에는 또 저를 기다려줬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