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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평범한 엄마...
게시물ID : gomin_10081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양이발사탕
추천 : 3
조회수 : 31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2/20 15:31:43
 
 
 
예전에 내가 아주 어릴때
 
 
 
우리 엄마는 매일매일 공부를 했는데..
영어공부도 하고, 중국어 공부도 하고..
교대나온 초등학교 선생인데.. 방통대 다니면서 중어중문과 또 전공하고..
아빠랑 나와 내동생 집에두고 한달동안 미국으로 어학연수
그 다음해엔 중국으로 어학연수..
매일 5시에 퇴근해서 오면 나랑 동생먹일 밥 차려놓고 ..원어민 영어회화 학원에 가고
매일 교육방송으로 영어공부에.. 또 공부에.. 또 공부에..
..성문기초영문법.. 이보영의 영어회화.. 등등 셋트로 있던 영어교재들 아직도 기억난다; 
 
 
'나는 누가 우리집에 와서 대신 집안일 해줬으면 좋겠어, 난 공부만 하게'
'나중에 내가 죽을때 책보면서 공부하다가 눈감았으면 좋겠어'
 
 
저런 말들은 아직도 기억이 날 정도로 나에게 큰 인상으로 남아있고. 
 
 
벽마다 세계지도를 붙여놓고
화장실벽엔 중국어 단어라던가 노래가사가 복사, 코팅되어서 붙여져 있고..
 
그래서 항상 우리엄마랑 아빠가 싸울때마다
아빠는 벽에 붙은 세계지도를 박박 찢어버렸었는데;;
그럼 엄마는 불도안킨 방에 혼자 침대앞에 앉아서 휴지 들고 울고 있고;;; 아 얘기가 산으로..;;
 
 
 
 
 
그러고보니까
그러니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우리엄마 굉장히 이상한 엄마였네?
 
무섭고, 요리못하고, 스킨쉽싫어하고, 잘때리고(열받으면 발로차기도 하고ㅋㅋ), 공부만하고,
무슨 일본영화에 나오는 강박증 있는 엄마같다 ㅋㅋㅋ 
 
'엄마 눈돌아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어?!!'
'야!!울지마!니 엄마아빠가 죽었어?!! 어?!!' - 이건 진짜 오천만번 들은듯ㅋ
 
 
 
 
 
 
미국으로 이민와서 엄마가 두어번인가 했던 얘기중에
- 아마도 엄마가 살면서 후회되는 마음이었던 몇 순간 중 하나일듯...
 
예전에 매일 저녁마다 영어학원 나가는데
아주 어린 내동생이 나가는 엄마를 잡고 '엄마 어디가, 언제와?' 라고 했던거
...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대.
 
그런데 많이 늦은거 같아.. 지금와서 가슴아파한다고 해도.. 늦은거 같다.. 나도 나지만 내동생 보고있으면 속상하다.
나이먹으면서 알겠더라.. 아주어릴때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건지.
상처받아서 뭔가가 틀어져 버린부분이.. 동생에게서 보일때마다 참 속상하다..
 
 
 
 
이제 울엄마가 50대후반이고.. 성격도 많이 풀리고.. 공부보단 티비시청을 좋아하는 엄마가 되었음.
 
 
 
 
 
근데 이미 늦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동생도 나도 정신과상담받다가.. 경제적여건이 안되는바람이 그만두긴했지만
.. 이런 나도 이젠 엄마아빠 사랑하고 안아주려하고 항상 웃는딸이 되려고 하는데...
 
 
가끔 지금처럼 예전 생각이 나면
정말 얼마나 원망하고 원망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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