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만한 교습소를 차린지 몇년차지만 여전히 자리잡지 못해 자의반타의반으로 소수의 학생을 데리고
거의 일대일 수업을 하고 있는 샘입니다.
중딩이들이 덩치는 크지만 과자하나 주면 좋아라 하는 애기들입니다.
그중 두놈이 작년 대선때 시간이 날때마다 저에게 정치 이야기를 묻곤 했어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면 저와 다른 정치색을 가진 학부모에게 항의를 받을 수 있기에
무척 조심하면서 이야기를 안하려고 했지만...
워낙 제가 다혈질이라 이것들이 공부 하기 싫어 저에게 질문하면 흥분모드로 다다다다 이야기를 해주었기에
요즘도 틈만 나면 저를 슬쩍 건듭니다.
어제 또 문제 풀기 싫었는지 주말에 뭐했냐고 묻더군요.
여기 말고 다른 사이트에서 알바로 보이는 인간들과 댓글로 싸웠다고 했더니 깔깔대고 웃더니 또,영화 1987 봤냐고 그때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런 이야기 싫어하시는 학부모 많다고 학교샘한테 물어라 했더니 학교에선 집에 가서 여쭈어보라고 했나봐요.
아무튼 이 아이가 학교샘에게 이재명에 대해 물었던거 같은데 삼촌이 한번 더 믿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안된다고 삼촌에게 좀더 더 생각하시라고 전해 주라고 했더니 또 정치 이야기 해달라고 졸라요. 제가 해주는
이야기가 정말 잼있다고...
제가 좀더 커서 책도 읽고 생각도 많이 해서 너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라 했더니 자긴 게임하느라 바쁘기 때문에 여유가
없다고 4년뒤에 새 대통령 뽑을 때 자기도 투표권 생기니까 전화하면 알려달래요. 누굴 뽑을지...
날 믿을 수 있어? 했더니 사심이 없어 보인대요.
ㅋㅋㅋㅋㅋ
저도 고등학교 국사샘의 현대사를 듣고 역사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하곤 하지만 이놈들에게 마구마구 이야기 해주고 싶어요.
하나의 걱정은 이것들이 제가 오유인이라는걸 알게됐어요.
일베가 뭐냐고 물어서 거긴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 눈이 썩는다. 사람은 참으로 약한 존재라서 나쁜쪽으로 물들기 쉽기
때문에 그 근처에 절대가 가면 안된다. 했더니 저보고 어딜 가냐고 해서 얼떨결에 오유 간다고 말했어요.
아 제 아이디 묻길래 안가르쳐줬는데 혹시 여기 가입해서 저 감시할까봐 쬐금 걸리네요.
먹는거 하나에 행복해 하는 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좀더 좋아지길 바라면서...
우리 오유인들 2018년에도 힘들고 지치는 여러 일들이 있더라도 서로 격려하여 극복 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 모두 행복해집시다.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