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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워홀 좌충우돌 생존기]No.0 : 배경
게시물ID : travel_118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현재완성형
추천 : 2
조회수 : 566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5 08:32:35
갓 제대해서 패기충만했던 본인은
외국어학 전공 하나만으로는 향후 취업활동이 힘들 것이라 판단해서
복수전공을 할 전공을 물색했다.
 
경제학은 기초경제학을 수강했다가 C+,
남들 다 한다는 경영학은 뭔가 메리트가 없어보였고,
그렇다고 다른 외국어를 전공하자니 관심이 생기질 않았다.
 
그렇게 스크롤을 내리던 와중에 눈에 걸린 것, [호텔경영학].
경영학은 경영학인데, 호텔에 특화된 경영학이라..
뭔가 조금 특이해보이는 그 전공명 하나에 이끌려
별다른 고민도 없이 호텔경영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했다.
 
'그래, 이 복수전공을 통해 나는 호텔리어로 다시 태어나는 거야!'
수 년이 흐른 지금은 그 생각이
얼마나 환상에 젖어있었던 것이었나 하며 고개를 젓지만
그 때 당시에 나의 자신감이란 어마어마했다.
세계적인 호텔의 간판호텔리어, 모든 고객을 기억하는 천재,
만인에게 웃음을 주는 미소천사...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가 나를 치장할 생각에
다른 사람이 보면 "저 사람 미쳤나봐"하는 미소를 띄며 강의실에 입장했지만
나의 미소는 원어민 강사의 수업 첫날의 그 충격으로 인해 무너져버렸다.
 
나름 영어 좀 한다고 자신하고 있었는데
원어민 강사와 마주치자마자 나는 만렙 앞에 쪼렙이 된 기분이었다.
갓 제대한 자신감 충만쟁이 복학생에게
모멸감을 느끼게 할 만큼 동기가 충분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원어민 강사가 말하는 걸 발음 나는 대로 메모했다가
근처 카페나 열람실에 앉아 암호해독가처럼 하나하나 풀어쓰기를 몇 주.
 
스스로의 필체를 저주하는 나날이 쌓이자
그래도 그럭저럭 수업진도를 따라가며 교수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자신있게 강의실에 들어섰던 어느 날,
 
교수가 어떤 농담을 던졌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아이들은 모두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만 어색한 웃음을 뒤늦게 지으며 살짝 고개를 끄덕이는 그 상황이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다.
 
그 때 스스로가 느꼈던 당혹감, 치욕감은 지금도 파편적으로나마 기억한다.
그리고 결심했었던 것 같다.
나도 외국생활을 좀 해보자.
그래야 나보다 어린 이 친구들이 내 목줄을 위협하는 이 상황에서
생명을 연장할 수 있겠다.
그렇게 절박해졌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캐나다 워홀을 떠나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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