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2001년 17살 고1이 되던 해였습니다
당시 학생회였던 나는 주변 여고의 축제기간이 되면 각종 호화로운 접대(?)를 받았어요.
잘 부탁한다며 닭갈비 얻어먹고 노래방 대려가주고 그저 허허 거리면서 접대아닌 접대를 받았고, - 대면식이라고 보면 편할듯..
거기서 난 한 여자를 만나게 되고 사귀게 되었습니다.
동갑내기 친구였던 그애는 이쁘기도 이뻤지만 후후...........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겠어요.
어쨌든 17살때 처음으로 자취를 시작했는데 혈기왕성 남고생에겐 자취야말로 꿀같은 생활이었습니다.
비록 엄마가 자주 방문하긴했지만 혼자지내는 생활은 꿀맛 그자체!!
리니지도 폭렙하고 여친과의 진도도 폭렙했지요.
그러던 어느날 여친과 야톡을 나누었어요.
대화내용은 수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는데..
대략 내용이 이러합니다.
여: 오늘 너네집에서 저녁먹구 공부하자
나: 먹을게 없는데..
여: 그럼 뭐 사갈까?
나: 됐어 빈손으로 와도되..
여: 배고프잖아
나: 너오면 왠지 먹을게 생길것 같아..
여: ㅋㅋㅋㅋ암튼 지금갈께..
여러분들의 음란마귀에 씌인 눈으로 봤을 때 충분히 야해보일 수 있으나.
그당시 우리는 키스까지 진도가 나간 상태였으며, 뭐먹고싶냐고 물어볼때 너라고 대답하면 키스하자는 신호였기에
저 문자의 속 뜻도 오면 포풍키스를 나누자는 뜻이었어요.
어쨌든 집에서 만나 만두를 먹고 포풍키스를 나누고 공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고
나는 집에 혼자남아 여친과 다시 문자를 나누었지요.
나: 잘갔어?
여: 응 들어왔어..
나: 고생했어 씻고 쉬어..
여: 근데 키스만 해도 생리 안하나?
나: 왜? 생리안해?
여: 응 안해 일주일넘었어
나: 하도 먹어서 안하나? <<<키스했단얘기..
여: 아 우리 애기이름 짓자
이딴소리를 계속 나누다가 잠들었습니다.
근데 일이 닥쳤죠.. 잠든사이에 엄마가 집에 반찬갔다주러 왔는데..
때마침 여자친구가 포풍문자를 보내기 시작한거죠.
'뭐야 우리 애기이름 뭐로할거냐고! 왜 대답이없어?'
'나 생리안하는게 걱정도안되냐?'
'잠들었냐? 나쁜새끼'
등등 여덟아홉개의 문자가 포풍으로왔는데..
그거슬 엄마가 발견하고 대화내용을 보고 상상의 나래를 펼친거시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침대맡에 엄마가 도끼눈을뜨고 앉아있었고..
알람에 일어난 전 화들짝 놀랐지만 대수롭지 않게 학교갈 준비를 했습니다.
엄마는 왠일인지 저를 따라나섰고 배웅해주는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함께 들어갔죠....
그리고선 교무실로 절 끌고들어가더니..
엄마왈: 우리애가 여자애를 임신시킨거 같으니 자식 벌어먹이려면 일찍부터 돈벌어야 해서 학교를 그만두게 하겠습니다.
응? 어..엄마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이게 뭔ㅠㅠ
하지만 선생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고........
저는 졸지에 개 양아치 썅노무시키가 되어있었습니다.
저..저는 그날부로 엄마가 지정해주신 알콜중독자센터에서 일주일간 숙식을하며 봉사활동을 했고..
엄마는 진실은 믿어주지 않은채 십수년이 지났네요..
그리고 십수년간 봉사활동 계속하고있습니다.
결론: 써놓고 보니 재미 존나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