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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노예의 회고록] - 내가 많은 손님들을 만나봤는데 말야...
게시물ID : cook_1009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돼람쥐
추천 : 30
조회수 : 3800회
댓글수 : 94개
등록시간 : 2014/07/03 09:29:14
이제 노예가 아닙니다 저는

그래서 까페에 앉아 손님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저희 까페는 그냥 까페가 아니라 디저트까페입니다.

케익과 쿠키, 요즘들어서는 식빵정도까지 만들고

가끔 재밌는 레시피라던가 만들어보고싶은게 있으면 만들어 팔기도 하구요.

재료같은경우 유기농밀가루와 우유버터, 동물성생크림, 크림치즈는 필라델피아...

티라미수의 경우엔 마스카포네치즈 80% 이상을 써서 가격이 좀 나가는 편이죠.

아...여기까지는 푸념보단 자랑이었구여




9gag.jpg헤헿


워낙 까페가 구석진곳에 있어서 손님이 많은 편도 아니지만

제품을 다 직접 만들어야 하기에 항상 바쁘죠.

가게 오픈한지 2년이 넘어가

단골도 있고, 새로오는 손님도 있고

손님중에는 매너좋은분도 있고...진상도있고...

등급을 매기면 

좋은손님, 손님, 손놈, 손새끼가 있습니다.

오늘은 손놈 몇명 얘기좀 해볼게요.


1. 스모커

흡연하는거가지고 뭐라 하는게 아닙니다.

흡연은 뭐...저도 하긴 하니까요.

제품만들때는 손도 안대고 일 끝나고 딱 한대정도.

그리고 까페가서 아이스아메리카노에 담배한대

포기할 수 없는 행복이잖아요.

담배 피는거 좋아요...근데

제발...바닥에 침좀....

히드라도 아니고...님들 바닥에 침뱉고 가면

다 물청소 해야됩니다...

그리고...담배는 실외에서 태우셔야 하는데...

실내로 물고 들어오셔서 주문하시는분...

저희 말했다시피 디저트 까페라 제품 만들고 나면 홀에서 식혀요...

빵냄새로 까페를 채우고 제품 판매를 위해

근데...담배냄새 빨아들일까봐 무서움...

담배는 혼자즐기긔


2. 알콜홀릭

1인 1주문...은 바라지도 않아요.

사장님은 두명이 와서 한잔 주문하면 겁나 욕하시지만

뭐 마실거 안땡기면 안시킬수도 있죠.

근데...아메리카노 한잔 시켜서 두잔, 세잔으로 나눠달라는거

저희 입장에서는 솔직히 남는게 없어서...

아 근데 여기까진 손님이에요. 반갑지 않은 손님.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

어느분이 오셔서 여기 술 팔아요? 하길래

아뇨..저희 까페에는 알콜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랬더니 그냥 들어오셔서 주문을 하시는데

5명이 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은 너무하잖아...

재떨이 2개 끼고...담배 겁나 태우다가...바닥에 침 뱉고...

빨대 5개 달라길래 뭐...그래도 컵에 나눠달라고 하진 않으니 설거지는 없겠구나...

1시간 후에 치우러 가보니까 빨대 꽂힌 캔맥주 5개

...


가지가지.jpg

하느님...오....젠장...



3. 물의여신

까페 오픈하고 여태 딱 2번...있었던 일인데

중년여성 4명이 오셨어요.

아메리카노 4잔을 주문하셨어요.

커피를 슥슥 뽑고 서빙하려는데

같이 일하던 까페 직원이

"야 나와서 좀 말려봐 ㅠㅠ"

...?

나가보니까 아주머니들이 싸우는데

이 화낭년아 니가 뭔짓을 하는지 나는 안다

니가 뭘하냐 이년아 하면서

서로에게 컵에 든 물 뿌리면서 싸움.

...신촌 물총축제인줄...;

그러다가 컵까지 던질라고 하길래

어어야어ㅑ어야 손님!!!! 그거 던지면 깨지고 깨지면 다쳐요!!

다른손님들도 계신데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나가서 싸우세요!!

근데도 서로 멱살잡고 싸우려고 하시길래

"안되겠다, 친구야 112 전화해"

하는데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그렇게 사라짐.

안좋은꼴 보신 다른 손님들에게 죄송하다는 의미로 서비스 쿠키 나가고...

뽑아놓은 아메리카노는 우리끼리 나눠먹음...

그나마 다행인건 커피주문한거 아직 안나가서...

뜨거운 아메리카노 뿌리면서 안싸운거랑

깨진건 물컵뿐이라 다행인듯.

커피잔 ㅈㄴ 비싼거 쓰거든요..하...


4. 한국페이스,뉴욕마인드

 
얼굴은 100% 토종한국인인데

마인드는 미국이야...반말을 툭툭

저야 어리니까 그렇다 쳐도 사장님한테도 반말을 툭툭

그냥 싸우자는듯이 툭툭...

메뉴 추천해주면 그거 맛 없으면 돈 안내도되요?

안되겠죠 ㅅ놈아...

옛날 까페에 허스키사장이라는 단골이 있었어요.

목소리가 허스키하고 오픈날부터 자주오던 단골이라 그렇게 이름이 붙었는데

나중엔 개스키가 되었습니다.

반말로 시작해서 외상부터 밖에 침뱉고 캔맥주 사와서 빨대로 먹고

위에 진상들을 합쳐놓은듯한 완전체.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인줄아나...

그러다가 술에 잔뜩 취해서

너 여자친구 있냐, 떡은 쳐봤냐 이런 말을 씨부리길래

순간 정색하고 손님, 나가주시죠. 했더니

소리를 지르면서 손님은 왕인데 니가 이래도 되냐 하길래

"손님은 왕이 아니라 손님이죠, 손님, 민주국가 된지가 언젠데 아직도 왕을 찾으세요"

그 날 이후로 안옵니다.

거의 매일 출퇴근하면서 매상 꾸준히 올려줘서 고맙긴 한데

차라리 안오는게 마음 편하더라구요. 하하하하

여튼 까페알바 하면서 득도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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