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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의 글
게시물ID : sisa_187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XIFEEDI
추천 : 1
조회수 : 25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05/12/23 16:04:31
황우석 교수 파문이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습니다. 일단 현 시점에서 황우석 교수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기 때문에 남은 문제는 과연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차분히 파헤쳐 나가는 단계가 되겠군요. 서울대 진상위원회가 규명할 범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현 시점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는 미즈메디 병원에서의 논문 조작 의혹도 반드시 밝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많은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처음 사건을 제보한 분, PD 수첩 관계자 여러분, BRIC이나 DC과갤, 한국과학기술인연합의 많은 분들, 끝까지 진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쓴 언론인, 네티즌 등등에 감사드립니다. 이처럼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쓴 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거짓이라는 벽 아래에서 헤매고 있었겠지요. 그리고 몇 가지 부탁도 드리고 싶습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엄청나게 많은 정보와 의견이 쏟아지다 보니 과연 어디까지가 참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를 밝히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얼마 전 저를 어처구니없게 만든 글이 올랐습니다. 어떤 의사가 썼다는 글이라며 올라왔는데, 논문을 쓰면 자신의 성과를 과장하고 조작하는 것이 마치 관례라는 듯이 쓴 글이 있더군요. 그것 때문인지 연구 성과는 의례히 부풀리는 것 아닌가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아마도 극소수 몰상식한 사람들이 그런 짓을 저지르는 모양인데, 그것이 전체 연구원의 일인 양 생각지는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살펴 볼 수 있었던 대중의 무서운 힘입니다. 옛말에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옛말이라고 다 옳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 사례였습니다. 사건이 점점 진실을 드러냄에도 많은 사람들이 황우석 교수를 믿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이 진실을 믿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었던 것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도 자신의 믿음을 버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설사 처음부터 황우석 교수를 비판했던 분일지라도 황우석 교수를 끝까지 지지했던 분들을 비난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다만, 이번 사태에서 진실을 잘못 판단하셨던 분들은 다음에 또 이와 같이 큰 사건이 터졌을 때에는 함부로 분위기에 휩쓸려 가지 말고 객관적으로 사실을 판단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 분야에서 한 사람의 별, 혹은 영웅이 나타나면 우리 나라를 확 뒤바꿔 버릴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두 사람의 업적만으로는 확 뒤바뀌지 않습니다. 한 가지 분야가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수 십년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연구에 매진해야 합니다. 즉, 한 사람의 영웅보다는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그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이번 사태 때문에 모처럼 BT 계열에 모였던 관심이 사그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사태가 공정히 잘 처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고 날카로운 눈이 되어 사태를 예의주시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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