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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주의>우리 동네에는 개가 많다.
게시물ID : freeboard_8500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NoD
추천 : 3
조회수 : 293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16 03:12:41
우리 동네에는 개가 많다. 아니 어느 날부터 개가 많아졌다.

사실 나는 밖을 많이 돌아 다니는 편은 아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굳이 밖을 나가지 않아도, 집 안에서 들릴정도로 개가 많아 졌다. 나는 그다지 예민한 편이 아니라 그런지 신경쓰지 않았는 데,  하루는 어떤 개가 우리집 대문밑으로 마치 한번 절하듯 기어 들어오더니, 위협적으로 짖어대곤 보란듯이 똥,오줌을 싸고 갔다.

뭣 모르는 짐승이려니 해서 마당을 쓸어버리곤, 그냥 잊어버렸는데, 글쎄 이놈의 개가 그 날의 행동이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는 지, 잊을만 하면 와서 짖어대고 어김없이 똥,오줌을 싸고 갔다.

별 수없이 치우다 하루는 조금 화가나 문을 열고 길가는 이에게 혹여 저 개를 아냐 물었더니, 원래 미친개라 이집 저집 드나들며, 저런다고 했다. 어쩌랴 미친개인걸. 지도 관심끌려 미친 짓거리 하는거라 생각되어 그냥 두고 보았더니 왠걸 이놈 짓이 더 심해진다.

그러다 하루는 옆집  사는 총각이 그 놈의 개를 잡겠다고 몽둥이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녔지만, 되려 본인 힘만 빠져 헐떡이며 앉았다가, 이내 뭔가 생각난 듯 어디론가 전화하는 것이다.

총각 전화가 향한 곳은 다음날 쉽게 알 수 있었다. 아침부터 낮은 톤의 개장수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렸으며, 그 날만큼은 동네에 개짓는 소리가 어느 한곳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그리곤 골치였던 미친개는 몇일 안보이더니, 좀 더 몇일 지나서야 수척한 모습으로 어김없이 우리집 대문을 특유의 절하 듯 들어와 내눈치를 살살 살피더니 소심하게 짓다가 구석에 오줌만 찔끈 거리곤, 도망갔다. 왠지 그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그런 생활이 익숙해질 쯤. 하루는 잠시 낮잠 잔 사이 고약한 냄새 때문에 눈을 떴는데, 아니 내 머리맡에다 누가 똥을 싸둔 게 아닌가. 양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냄새만큼은 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다.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  씩씩 거리던 내게, 담벼락 밑으로 기어들어오려던 미친개가 보였다. 
'옳타꾸나 이짓할놈이 니놈뿐이지'
그간 치밀던 화를 다 풀어버리려 다가가니, 이 놈 이내 넣다만 고개를 빼곤 사라져버린다.

사라진 놈을 어찌하랴 대충 똥 치워버리곤,급히 볼일있어 나갔다 들어오는데, 왠걸 같은 자리에 언 놈의 개가 자세잡곤 똥을 싸고있다. 미친개 이놈 오늘 버릇을 고쳐줘야겠다 싶어 가까이 가봤더니, 내가 아는 미친개 그놈이 아니다.

누군가 싶어 자세히 봤더니, 길가면서 가끔 봤던 머리에 꽃모양한 삔을 단 개다.너무 어이없어 지켜봤더니, 이놈의 개는 오히려 당당한 마냥 옆에 오줌까지 뿌리곤 가버린다. 그 모습에 화가나 집밖으로 나갔더니 , 앞집 살던 아재가 더 화가난 표정으로 나를 반긴다.

혹시나 해서 무슨 일이냐 물었더니, 역시나 꽃삔한 개가 온집에 똥싸논건 물론이와 애정깊게 기르던 텃밭까지 망치고 갔단다. 어느새 나는 위로하는 입장이 되어 화를 같이 삯히곤, 필요하다면 내 텃밭을 써도 된다하였더니 이내 그간 재배한 작물까지 가져다 주더라.

결국 앞집 아재는 개장수를 부르기로 했고, 다음 날 아침부터 전에 들었던 낮은 개장수 목소리가 온 동네에 울려 퍼졌다.

무슨 소용일까 또 아무도 짖지 않겠지 했던 내 생각을 뒤로한 채
어떤 개가 큰 목소리로 열번 짖으니
개장수의 발걸음이 그리로 향하더라....
출처 새벽에 옆집개가 너무짖어서 써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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