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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 읽어주는 여자] ①편 <보이지 않는 세계>
게시물ID : readers_1967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타고난그녀
추천 : 6
조회수 : 543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5/16 09:41:19
뜬금없는 예고편을 올려놓고 또 다시 뜬금없이 돌아왔습니다. 하하...


과학에는 나름 여러 분야가 있고,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분야인 '물리학'이 주제인 책을 첫 번째로 하고 싶었기에 고른 책~! 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책을 읽어 볼까요?









제목은 여러 번 예고했던 것 처럼 '보이지 않는 세계'에요.


저자는 국내에 많이 없는 입자물리학자 중 한 명인 '이강영'  경상대물리교육과 교수님이에요.


지난 저서로는, <LHC 현대 물리학의 최전선>이 있네요.




책은 총 367페이지(책에 인쇄된 숫자 기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가격은 18,000원)


왠지 말투가.. 맛집 홍보하는 블로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지만 기분탓으로 돌립시다. ㅎㅎ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전 참 중요한 단계죠. 목차를 살펴볼까요?



책은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네요.



1부   두 세계

       1장 : 작은 세계

       2장 : 바깥 세계


2부   더 작은 세계

       3장 : 원자

       4장 : 중성미자

       5장 : 쿼크


3부   더 바깥 세계

        6장 : 블랙홀

        7장 : 암흑 물질

        8장 : 다른 차원




참 아스트랄해 보이는 소제목이네요.


측정 가능한 대상만을 물리적 실제로 인정하는 과학계의 흐름과는 반대로


마법적이며, 비밀스런 느낌까지 풍기는 '보이지 않는' 작거나 바깥에 있다는 그 세계는 대체 무엇일까요?




저자의 의도와 책의 핵심 주제가 머릿말(책 내부에는 원자를 뜻하는 原자로 '머릿말'을 대체했네요)에


분명하고 아름답게 정리되어 있는 몇 안되는 책 중에 하나이기에... 그 내용을 가져와볼게요.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보는 데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은 당연히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어떤 사실이든지 결국은 눈으로 보아야 확인된다고 생각한다. (...) 중략

현대 물리학은 그보다 더 먼 곳까지, 더 이상 인간의 눈만으로는 볼 수 없는 데까지 나아간다. 자연에는 놀랍게도, 존재하지만 보통의 개념으로는 보이지 않는 물질이 있다. (...) 중략

이 책은 보이지 않는 물질들을 인간이 어떻게 감지했는지, 그것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해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발견했는지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물질을 생각하고, 그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본다."라는 개념의 지평이 확장되는 모습을 그리고자 한다. 본다는 것은 자연 과학의 시작이고 끝일뿐 아니라 자연 과학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네. 아름다운 문장이네요. 사실 첨언을 붙이는게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본다'라는 것이 결국은 자연 과학의 시작이고 끝이며 자연 과학 그 자체이기에


너무 작거나 너무 커서 혹은 너무 멀리 있어서 '보기' 힘든 것들까지 '보게'된 자연 과학사를 쭉 훑어 보겠다는 말이네요.





1부에서 소개되는 작은 세계와 바깥 세계는, 자연 과학사의 동이 트기 시작하는 무렵이 배경이 되네요.


작은 세계에서는, 작은 세계를 관찰하기 위해 꼭 필요한 현미경의 원리와 역사에 대해서


바깥 세계에서는 멀리 있는 세계를 관찰하기 위한 망원경에 대한 원리 그리고 서사적 발명 스토리가 담겨 있네요.



이 책의 훌륭한 점 중 하나는


다른 과학사를 다루는 책과 다르게, 역사적 사실을 서사적으로 따라가면서도


그것에 필요한 과학원리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냈다는 면 입니다.


구체적이고 자세한 역사서를 보는 것 같은데 그에 필요한 과학 원리가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마치 역사책과 과학책을 소맥 말듯이 참 맛있게(!) 섞어놓은 듯 해요.




2부에서는 본격적인 미시 세계인 원자, 중성미자, 쿼크에 대해 다루고 있네요.


과학과 친하지 않은 분들은 무슨 일제시대 할머니들 이름과 같아 보이는 목록이지요.


원자.. 중성미자... 하하......(이런게 덕후식 개그에요)


여기에도 동일하게 서사적 흐름과 과학 원리를 적절히 녹아내는 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과학이 정말 생소한 분이라면,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은 대충 넘기며 읽어도 큰 지장은 없을 듯 해요.


현대 물리학은 아무리 간단히 설명하려고 해도 결코 간단하지 않은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과학에 익숙하지 않은 당신이 한 번에 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입니다.


혹시, 물리학을 전공하는 전공하려는 전공했던 사람이 읽는다면 입이 떡 벌어질 부분입니다.


2부의 세 장만으로, 4년간 물리학과에서 배우는


고전역학, 수리물리학, 전기자기학, 양자물리학, 고체물리학, 열통계물리학, 이론물리학, 천체물리학...


이런 전공 과목들의 내용이 간결하고 분명하게 정리되어 있거든요.


학부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얼마나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맘으로 2부를 읽게되었어요.




3부에서는 더 바깥 세계를 다루며 블랙홀, 암흑 물질, 다른 차원(여분 차원)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네요.


여기에서는 좀 더 심화되고 더욱 최근의 물리학적 발견들이 등장합니다.


네. 겁먹진 마세요.


이 책을 읽고 내용이 전부 이해가 간다면 당신은 이론물리학 박사님이 틀림 없으니까요.


일반 독자들은, 인내심과 정신줄을 꽉 붙들고 숨가쁘게 진행되는 서사적 진행을 따라가면 그만이에요~


최근 가장 핫했던 물리학계 관심 주제인 '힉스'와 '암흑 물질'에 대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어


정신줄을 많이 놓지만 않는다면, 그것들은 무엇인지 뭐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을거에요.


그리고 참 재미있는 부분은, LHC가 가동될 때 잠시 논란이 되었던


LHC 내부에서 초미니 블랙홀 생성되고 이로 인해 지구가 끝장나 버리는건 아닌가? 하는 문제가


이강영 교수님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으로 얼마나 터무니 없는 걱정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책 한 권 뚝딱 읽은 기분이 드시죠? (약쟁이 말투로...ㅋㅋ)


물론 이런 시덥잖은 덕후개그가 포함된 설명보다는 직접 이 책을 읽는 것이


기쁨 두 배, 감동 두 배, 뿌듯함 삼십 배! 가 될 것이에요.


책을 다 읽은 마지막 소감을 간략히 정리하자면.


우리나라 과학계에 보기 드문 저술가의 탄생이 예감된다는 것이에요.


(엉엉.. 교수님 날 가져요ㅠㅠ)


책의 주제도 참신하고, 필력도 대단하고, 좋은 교양 과학서는 이런거구나~~하고


많이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아, [과학책 읽어주는 여자] 2편 예고를 하고 갈게요.


이번에는 화학얘기로 넘어갈까해서


<사라진 스푼 : 주기율표에 얽힌 광기와 사랑, 그리고 세계사> 샘 킨 (해나무) 로


(내가 다 읽자마자) 찾아올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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