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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만에 차린 엄마 생신상 (저화질, 스압)
게시물ID : cook_15086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덕덕무슨덕
추천 : 5
조회수 : 61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05/16 15:01:53


작성자는 21살 여징어, 그제 귀국한 유학생입니다. 
시차 적응하려고 밤새면서 영화보다 코피가 나서 승무원분들께 폐를 끼친 멍청한 잉여기도 합니다(...)

어머니 생신을 음력으로 챙기다보니 늘 날짜가 바뀌어서, 학기 중이었던 1월의 생신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그 당시 집안에 일이 생겨서, 생일 즈음해서 입원까지 하셨더라고요. 이 모든 걸 두 달이 넘게 지나서 듣게 된 저는 그야말로 대경실색...
안 그래도 중학교 땐 공부한다고 정신없었고 고등학교 땐 떨어져 살았는데, 대학까지 물 건너 가다보니 딸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너무 죄스러웠습니다.
고로 귀국하면서 처음으로 생신상을 제대로 차려드려야지 하고 결심하였습니다.
생각한 메뉴는 샐러드, 전 세 가지, 미역국, 디저트였습니다.

귀국한 밤 짐을 풀고 쌓인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새벽 세 시에 잠들고선, 그 다음날 아침에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나 장을 보러 나갔습니다.
어머니가 문화센터에 가신 동안 일을 시작하고 끝낼 작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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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미역. 처음 사보았습니다.
많이 끓이고 싶지 않아서 절반만 빼내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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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은 물에 불려야 한다고 해서 불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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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혼자 있던 작성자는 아침겸 점심... 동네 밥버거 집의 기본 밥버거에 작은 참치캔입니다.
전날에 도착해서 부모님이랑 돼지갈비 안먹고 이게 귀국 첫 식사였으면 슬펐을 거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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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와 점심을 함께 한 카피바라 씨. 넙데데한 것이 베개로 쓰기 좋아 고등학교 때 인기가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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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이 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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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동안 다른 메뉴를 위해 칵테일 새우를 해동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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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한 레시피.
모 요리 사이트에서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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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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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거리 고기 150g 한 팩을 투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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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실에 항상 상비된 다진 마늘
그리고 국간장을 넣어야 한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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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장에 있는 것은 진간장 뿐ㄷㄷㄷㄷㄷㄷ
간장은 간장이니 이걸로 대체해도 되는지를 인터넷으로 찾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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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이상해진다고 합니다(...)ㅠㅠ
처음 끓이는 엄마 미역국인데 맛이 없으면 안돼! 그래서 굵은 소금으로 대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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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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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름 넣고 볶볶
(밥버거 사면서 들기름으로 해도 되냐고 여쭤봤는데, 참기름이 안전하다고 해서 참기름으로 볶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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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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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넣고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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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게 놔둡니다. 그리고 다른 메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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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전! 얘도 처음해보는데 그냥 전이 좋더라고요. 뭔가 명절음식 느낌이 나고...
1년에 제사를 열 세번 치르는 집이라 전 하면 제사음식 같아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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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만 쓰려고 숭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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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호박을 썰었습니다.
실패작(...)는 빼줍니다. 뭐 쓸 일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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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미역국의 맛을 보았는데, 맛이 밍밍해서 연두 선생의 힘을 빌렸습니다.
여기에 다시다도 한 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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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메뉴 준비로 넘어갑니다.
동네 마트에서 할인하던 방풍나물! 한 팩에 천원이었어요. 
일단 물에 씻어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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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에 후추 간을 안 한 걸 떠올리곤 후추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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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전을 위한 새송이 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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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은 씻어서 궁디를 뎅겅 썰어줍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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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전을 부치기 위해 계란을 꺼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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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고 (알끈 제거 대충 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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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가루 준비
집에 못 보던 그릇이 있네요. 예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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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을 위한 올리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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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썰어두었던 애호박 (소금간도 약간 해주었습니다) 부터 부쳐줍니다.
버섯도 부쳤어요. 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는지 과정샷이 많이 없네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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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든 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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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이 얼마 없길래 콸콸 쓰고 싶어서 새 콩기름을 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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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저 부치는 새송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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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씻은 방풍나물입니다. 줄기를 제거해서 마구 썰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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썱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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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리와 꼭다리 애호박도 마구 다져주었습니다. 
이걸로 전을 만들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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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부침가루 담았던 그릇에 가루를 더 넣고 물을 넣어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설거지 거리가 줄어듭니다.
새송이랑 애호박전 부칠 때 남은 계란도 그냥 넣어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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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푼으로 두 번 덜어서 위에 새우를 얹고, 고정용으로 부침반죽물을 살짝 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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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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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칵테일 새우를 약간 끓는 물에 데쳐줍니다. 얜 샐러드에 올릴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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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새송이, 애호박, 방풍새우전(???)입니다.
예쁜 걸 좋아해서 음식을 예쁘게 놓는 것도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오방색이나 음양오행같은걸 생각하면서 제사 음식을 놓던게 시초가 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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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위에 올라갈 발사믹 식초. 이탈리아에서 산 15년산인데 꿀처럼 달고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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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드. 엄마가 최근에 작업하시는 그림이 모란이라서 모란과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하였습니다.
양상추으로 큰 꽃잎 그림을 그리고 브로콜리를 얹고, 새우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새싹채소로 안쪽 송이를 넣고 위에 아까 남은 새송이버섯 다이스해서 볶은 걸 얹어주었어요.
허접한 장식은 젓가락으로 대충 그려보았습니다. 발사믹 식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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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 국간장도 없이 해서 걱정했는데 오래 끓인 덕+조미료 덕인지 맛이 엄마가 끓인거랑 똑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고마워요 연두선생!! 고마워요 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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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방풍나물은 샐러드를 하려고 했는데, 독소 성분이 있다고 하셔서 엄마가 나물로 무치셨습니다.
접시에 놓는 것만 제가ㅠㅠ 아무것도 안하게 하시려고 했는데 집에서 먹다보니 엄마가 움직이시는 것 까진 막는 게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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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입니다. 팥이 들어간 찰떡은 잘라서 적당히 쌓아주고, 빈 공간에 딸기를 넣었습니다.
냉장고에 화이트 와인 남은 게 있길래 장보면서 사온 딸기에서 무른 것은 콩포트를 만들고 (모스카토 와인이라 달달하더라고용)
모양이 괜찮은 것은 슬라이스해서 장식해주었습니다.
위에는 메이플 시럽! 달달해요.



한 세 시간 걸려서 만든 것 같은데 사진으로 정리하다보니 별로 없네요. 
문화센터에서 돌아오시기 전에 끝냈습니다. 돌아오셔선 기름냄새 덕인지 바로 발각(...) 외할머니 말고 남한테 생일상 받은 건 처음이라고 좋아하셨어요.
저는 그 전날 비행기에서 밤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 덕에 완전히 넉다운되어서 어제 저녁 먹고 청소하고 쓰러져 잤습니다. 


인터넷에 요리글 쓰는 게 처음이어서 어떻게 끝을 내야할지ㅠㅠㅠ 
마지막으로
사랑해요 윤여사님, 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인간
우리 둘 다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시다 :) 
그리고 전시회 흥해라!






출처 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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