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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서 깨어난 올챙이
게시물ID : animal_1268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ouble_U
추천 : 2
조회수 : 38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5/16 19:41:24
whan21_28754_img0.jpg


한 동네에서만 30년 이상 살았습니다.
태어났을 때만 해도 동네의 집은 대부분 초가집이었죠.

시골에서 자랐기에 개구리 뒷다리를 구워먹거나, 우렁 잡아서 구워먹거나 하는 경험 정도는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논 한 쪽에 물을 받아 놓는 웅덩이가 있는데 그런 데서 그물질해서 물고기를 잡기도 했습니다.

동네마다 물을 가둬놓는 저수지가 있는데 방죽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있었죠.

방죽에는 다양한 생물이 살았습니다.
물방개, 소금쟁이, 올챙이, 개구리, 우렁, 붕어, 송사리 등등
거머리도 있었죠. 내 피...ㅠㅠ
어렸을 때라 뭔지는 모르지만 다양한 생물이 살았습니다.


초가집만 있던 동네에 다세대주택이 들어오고 아파트가 들어오고...
아파트가 또 들어오고...

몇년전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어 2만세대가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호매실 택지지구라고 합니다.
이미 완공되어 들어온 곳도 있고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개 개발이 되면 도로가 뚫리게 됩니다.
그런데 큰 도로가 위에 말한 방죽 위로 지나갑니다.

몇몇 환경운동가들이 방죽에 사는 다양한 생명을 지켜야 한다며 도로를 조금 우회하자고 주장하지만
개발 논리에 의해서, 돈의 논리에 의해서 직진 길이 깔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하는 말이 다양한 생명을 보존하도록 방죽을 이전하겠다고 합니다.
사실 말도 안되는 개소리입니다.
일단 다 묻어버리고 수변공원을 만들고 한쪽에 웅덩이를 파서 물을 채워놓는 것이니까요.

집 근처에 공원이 생긴 것은 좋습니다.
공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버스를 타고 나가야만 볼수 있었던 것이니까요.

그렇지만.......



애들 데리고 자전거 타고 산책을 갑니다.
개발 논리에 의해 방죽의 생태계를 옮기겠다고 만들어진 웅덩이를 항상 갑니다.
작년 겨울에만 해도 물풀조차 없던 웅덩이였는데 겨울이 지나 봄이 되니 생명채가 늘었습니다.

4주전에 갔을 때만 해도 조금 생긴 물풀과 소금쟁이들만 보였는데

2주전에 새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whan21_28755_img0.jpg

사진 가운데 검정색 덩어리....
바로 개구리 알입니다.

올챙이가 깨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해가 지기 전에 애들보고 가자고 꼬셔서 자전거를 타고 나섰습니다.
가서 보니!!!!

올챙이가 있더군요.
다슬기도 생겼고, 물방개도 보였습니다. 아.. 개구리도 봤습니다.

어렸을 적엔 여름이면 논에서 우는 개구리 소리가 엄청 컸는데 지금은 들을수 없는 소리가 되었네요.


과거의 방죽과 같은 다양한 생명채가 살아가기까지는 앞으로도 최소한 몇년 이상 걸릴 것입니다.
물론 영원히 비슷한 생태계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생명들을 이곳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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