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에 있어서 ‘원 히트 원더(one-hit wonder)’는 칭찬임과 동시에 멸시다. 가수로서 하나의 히트곡이라도 있다면 크나큰 영광일 수 있으나, 가수 평생 단 하나의 히트곡밖에 없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역량 부족의 가수가 당대의 유행에 편승해 어쩌다 보니 인기를 끌었을 뿐이라는 폄하가 깔려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어 하나로 시대를 풍미했던 개그맨이 10년 뒤 TV에 나와서도 주야장천 그 유행어만 되풀이한다면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박수치며 웃을 수 있겠는가? 슬프게도 우리 정치계에서도 한때 먹혔던 전략을 벗어나지 못하고 거듭 되풀이하는 웃지 못할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른바 ‘색깔론’ 공세다.
(중략)
자유한국당이 때마다 색깔론 공세를 펴는 이유는 그것이 한때 잘 먹혔던 전략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이 가시화되면서 이들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앞질렀다는 몇몇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등 자유한국당의 입지가 흔들리는 만큼 당 차원의 대책이 필요했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하필 들고 나온 대책이 구시대의 유물인 색깔론이어서야 국민은 물론이고 보수정당 지지자들도 얼굴 붉힐 일이다. 이래서야 오로지 색깔론밖에 없는 ‘원 히트 원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지 않은가? 잊지 말자. 원 히트 원더는 옛 영광일 뿐 현재의 명예가 될 수 없다.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철 지난 히트곡만 불러댄다면 팬도 국민도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