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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주의)뚱뚱한 사람은 자기관리를 안 하는 한심한 사람입니까?
게시물ID : diet_703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나띵
추천 : 12
조회수 : 2444회
댓글수 : 57개
등록시간 : 2015/05/17 04:19:35
본론에 앞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고 분노로 치가 떨립니다.
그래서 말이 두서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스크롤 압박이 꽤 되는 것 같지만 초반에만 문장이 조금 길 뿐, 그 후로는 줄바꿈 때문입니다.
중반부터는 쉽게쉽게 읽히실 겁니다.
부디 글이 길다고 읽기를 포기하지 마시고, 제가 보다 바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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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제에겐 잘 통하는 친구인 A가 있습니다.
이 친구와는 개그 코드도 잘 맞고, 서로 얘기도 서슴없이 잘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은, A는 외모지상주의가 조금 심합니다.

예전에 A가 뚱뚱한 여자는 자신에게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 자신은 뚱뚱한 여자를 싫어한다.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거야 자신의 이상형? 취향?이니까 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지나친 외모지상주의는 좋지 않다고 예전부터 A에게 조심스럽게 말했고, 그도 수긍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평소에 저에게 '살빼라. 돼지시키'라고 말하고, 저도 장난으로 받아치며 놀았습니다.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A에게 오랜만에 제가 카톡을 했습니다.
처음엔 즐겁게 얘기하며 놀았습니다.
위의 장난도 받으면서 말이죠.

그러던 중 A가 저에게 '살빼. 나름 여잔데 좀 가꿔. 못생긴게 마르기라도 해야 사람처럼 되지.' 이렇게 말하더군요.
네, 물론 장난입니다. 장난이겠죠.
그치만 못생기고, 뚱뚱하면 사람도 아닙니까?
그리고 여기서 여자 얘기는 왜 나오는겁니까. 여자는 가꾸고 남자는 안 가꿔도 된다는 건가요.
기분이 살짝 나쁘더군요.
저는 조심스럽게 외모주의는 별로다고 말했습니다.

A는 장난이었다며, 자신이 최근에 살이 쪄서 밥도 안 먹고 있으며 친구들도 자신에게 살빼라고 말한다더군요.
푸둥푸둥하게 찐 것도 아닌데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한다니, 웬 친구들이 괜한 오지랖을 떠나 싶었습니다.
저는 A를 위로하고 밥을 꼭 챙겨먹었으면 하는 생각에, 친구들이 그런 말을 한 것이 충격적이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뜻밖에도 A는 그게 왜 충격적이냐면서 오히려 저에게 묻더군요.

그 후 A와의 대화를 대략 적어보겠습니다.

A:
살찌면 좋은 점이 하나도 없고 손해다.
담배 피는 거나 살찌는 거나 똑같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논리인가 싶어서, 담배는 간접 흡연으로 남에게 피해가 간다고 말하자)

살찐 사람이 버스 타면 자리가 비좁아져서 남에게 피해가 간다.
살찌면 땀이 많이 나서 냄새도 난다.

(이미 여기서 저는 인격 모욕이라 느껴져 살짝 화가 났습니다. 땀이랑 냄새 문제라면 씻으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아무튼 안 좋다. 건강에도 안 좋다.

나:
살쪄서 손해보는 건 자신이 선택한 것이다.
-선택했다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시겠지만, 살이 쪘든 아니든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건 '나'이고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타인이 그걸 안 좋게 보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A:
손해보는 짓을 하고 있는 사람이 멍청하다. 
그러니까 안 좋게 보는 거다.

나:
외모지상주의가 인종차별과 다를 것이 뭐가 있냐.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거다.

A:
도박하는 사람과 집에서 혼자 마약하는 사람을 남들이 안 좋게 본다.
왜냐, 안 좋을 걸 하는 사람이니까.

(어이가 없었습니다. 도박이랑 마약이랑 살찌는 거랑 같다는 건가요.)

나:
살 좀 찐다고 인생 말아먹는가.
전재산을 날리는가.
가정을 파탄내는가.

A:
건강도 해친다. 심근경색 고혈압 등의 원인이 된다.

(아니 그래서 살 좀 쪘다고 전재산 날려서 가정 파탄내고 인생 말아먹냐고.
그저 웃음이 나올 뿐입니다. 허.허.허.)

나:
솔직히 말해보라.
길가다 뚱뚱한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가.
아니면 뚱뚱한거 자체를 안 좋게 보는가.
그 사람의 건강을 생각해준다고 핑계대지 마라.
결국은 자기 시선으로 남을 판단하는거 아니냐.

A:
솔직히 "아, 쟤는 자기 관리 안 하는 게으른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한다.

나:
그럼 너만 그렇게 생각해라.
왜 타인에게 너의 잣대를 강요하냐.

A:
좋은 쪽으로 가라는 거다.

(아니 본인이 자기 인생 살겠다는데, 너가 왜 좋은 쪽으로 가라 마라야.)

그럼, 살찌면 뭐가 좋은가?

나:
내가 살찌는게 좋다고 말했는가?
너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라고 말했다.

A:
그럴거 같으면 다 각자 살지.

나:
자신의 삶을 만족하면서 사는데 살빼라고 너가 태클을 걸지 않는가.
네 인생도 아닌데 왜 네가 뭐라 하느냐.
막말로 너가 타인이 살 빼는데 도와줄 것도 아니지 않는가.
살쪄서 너한테 피해 주는거 있는가.

A:
담배 피는 사람한테 그러는 것도 똑같아.
다 똑같은 거임.

(하.. 이미 위에서부터 느낀 거지만.. 노답이란게 이런 거구나를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른 사람이 살 쪄서 네 건강을 해치냐!? 
말이야 방구야!!!!)

간접흡연이 아니어도 일단 담배를 피면 다들 꺼려한다.
내가 "나 담배펴."라고 하면 주변 사람들 99%가 끊으라고 한다.

나:
그래서 너는 뚱뚱한 사람을 보면
다른 생각은 일절 안 하고
진심으로 그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는가?

A:
그럼 넌 담패 피는 사람을 보면
너가 간접흡연을 한다는 생각만 하는가?

난 진심으로 게으르게 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살 찐 것이 게으르다는 거다.
자기관리를 안 하니까.

나:
본인이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면서 사는데 그게 자기 관리는 안 한 거라고?

A:
담배피는 애들도 자기 모습에 만족하면서 살아도 자기관리 안 하는거라고 하는거다.

나:
어떤 모습이던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한테 넌 게으르다고 할 것인가?

A:
ㅇㅇ
자신을 사랑하는 거랑 게으른 거랑은 다르다.

(아니 애초에 왜 살찌는 것이 게으르다는 거죠.)

유재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유재석이 mc를 잘 보는 것보다 자기관리를 잘하는 것 때문에 좋아하는 거다.

(저는 착한 인간성이 좋습니다만.)

나머진 안 착해서 안 좋아하는가.
다른 사람들도 착한데 왜 유재석만 유난히 인기가 많은가.
나는 얼굴이 못생긴 거는 뭐라 잘 안 한다.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다.
그치만 살은 뺄 수 있는거다.
자신의 건강은 본인이 챙겨야 하지만 안 챙기는 것은 한심하다.
그래서 나는 그냥 욕한다.

나:
오히려 평균 체중보다 조금 뚱뚱한 사람이 수명이 더 길다.
그리고 조금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 있다.
그 사람들은 살 빼고 싶지만 체질적으로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넌 그 사람들이 노력해도 안 되서 슬퍼하는데도 자기관리를 못하기 때문이라고 탓할 것인가?

A:
조금만 먹어도 몸에 안 좋은 걸 먹으니까 그렇지.
닭가슴살이랑 우유만 먹어봐.
살찌나.

(욕 겨우 참았습니다.)

나:
그래서 넌 평생 그것만 먹고 살것인가?

A:
그렇게 먹는 사람들 많다.
추성훈 봐라.
절대 밀가루 안 먹는다.

나:
그렇게 먹으면서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있으니까
그렇게 살바에야 행복하게 살겠다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만 먹어도 살 안 빠지는 사람도 있다.

A:
단백질만 먹어서 살찌려면 지방보다 10배를 넘게 먹어야 함.
조금만 먹어도 살찌는 체질이라는 사람도 다이어트 프로그램만 나오면 다 살 빠진다.
결국은 자기관리 안 하는 거다.

(저는 한계였습니다. 
너는 그렇게 살려면 그렇게 살아라. 왜 남한테 지적질이냐.
이렇게 말하고는 그만하자고 말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논리에 지쳤습니다. 그리고 너무 화가 나서 당장에라도 전화를 걸어서 쌍욕을 날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럴거 같으면 난 이걸로 행복해. 그러니까 건들지마.
이런 논리로 모두 합리화 할 수 있다.
진짜 말도 안 된다.

(결국엔 못 참고 욕을 한 번 했습니다.)

진정하고 천천히 잘 생각해보라.

(그만하라고 하지 않았냐. 하니까 하는 말이)

ㅇㅋ
넌 이런쪽으로 나랑 너무 안 맞는다.


-----
그 후로도 한 번 더 그만하라고 말하고 나서야 대화같지도 않은 대화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그저 멍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다가, 글 읽기가 너무 힘들 것 같아 지웠다가 다시 적으면서 조금은 흥분이 가라앉았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태 외모지상주의는 좋지 않은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 조금 뚱뚱하다고 차별 받는 분, 다이어트를 정말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 분들..
그런 분들을 접할 때 마다 이건 사회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유에 올라오는 글들을 볼 때마다, 나는 절대 살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외모지상주의는 좋지 않다, 아니 나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생각이 틀렸나요?
저는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왜 저는 제대로 대꾸를 못하는 걸까요.
이 글을 쓴다고 카톡 대화를 다시 보고 있는데,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제가 너무 답답하고 밉습니다.
제가 언변을 잘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만약에 다시 이 대화를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대로는 또 대화를 제대로 못할 거 같습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제가 옳다고 생각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이.. 제가 부정당한 기분입니다.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면 틀리지 않았다고 안심시켜주세요.
만약에 틀렸다면 보다 바른 생각으로 이끌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출처 직접 한 카톡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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