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일어난 일 때문에 놀라서 잠시 벙쪄있다가 정신차리고 오유에 글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급하게 가입했습니다.
저는 그저 그런 나무사관 중 하나입니다. 기껏해야 맞춤법이나 띄어쓰기 정도를 보는게 다였는데 나무위키 토론방이 난리가 한번 나더라구요. 토론방에서의 교차검증 내역이나 사초수급이 난항에 빠져 이곳의 살렘님(닉 언급 죄송합니다)의 진척내용이 궁금하기도 하고, 직접 사초를 건지러 오유를 탐색하고 있었드랬죠
사초탐색은 채점이 끝나고 - 청주에 있는 모 대학의 대학원생입니다. 매주 채점할게 산더미... -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물론 내일 출근을 위해 대전 - 대전의 모 연구소에 파견나와 있거든요 - 으로 이동하는 사이에도 사초탐색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밀려오는 멀미를 참아가며 상황 파악을 위해 손가락을 열심히 굴려가는 사이에 버스는 대전에 도착했고, 중요하다여긴 게시글들을 집에 도착해서 아카이브에 박제하려고 마지막으로 북마크를 확인하고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정말 아무생각이 없었어요. 다른사람들 보기에는 그냥 글만 읽는 잉여일 테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을거라고 믿었지요.
내리고 나서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잠깐 멈춰있는 사이에 일이 터졌습니다. 한 여성분이 저에게 쪽지 하나를 주셨죠.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헉, 내가 아는 얼굴이 아닌데'
'그럼 누구지? 창조과학회인가?'
(제가 창조과학회랑 사이가 좀 많이 안좋습니다.)
'아냐, 그렇게 볼만한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어!'
'으아 이거 설마 여시에, [언냐들~ 내가 나무위키 하는놈 하나 잡았어~ ]라는 제목으로 올라가는 건가?'
'일벤가? 아냐 일베에 저런 아름다운 여성분이 있을리가' (네, 편견입니다. 알아요. 네. 쳇)
오, 정말로 엄청난 공포를 느꼈습니다. 이 상황에서 뭐가되든 피해를 볼 상황만 떠올랐거든요.
일단 그 아리따운 분은 쪽지만 남기고 휑하니 가셨고, 저는 영장을 뜯어보는 심정으로 쪽지를 열었는데
.
.
.
.
.
.
.
.
내용을 보고 안도했네요. 정말 쫄았어요.
감사합니다. 주신 목숨 소중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