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밤 11시였다.
당신은 평화롭게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가 무언가 익숙한 소리에 잠에서 깻다.
쾅 쾅 쾅
당신의 오래된 세탁기가 앞뒤로 흔들리며 내는 소리다
쾅 쾅 쾅
어쩌면 저 소리를 듣는건 평화로운 느낌마저준다.
당신의 사랑스런 여자친구가 이미 일어나서
지하에서 옷을 세탁하는 중이라는 말이니까.
쾅 쾅 쾅
그녀가 일어났다는 사실은 당신은 편안하게 만든다.
다시금 잠에 빠져든다.
쾅 쾅 쾅
당신은 감았던 눈을 금방 다시 떴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다.
쾅 쾅 쾅
당신은 겁이났다.
섬뜩함에 온몸이 떨려왔다.
여자친구가 지하 세탁실에 있다는 생각에 당신은 완전히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녀가 한밤중에 거기 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그녀가 죽었을때 당신은 세탁기를 가져다 버렸기 때문이다.
쾅 쾅 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