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새콤달콤 도라지 무침도 좋아하고, 편도가 약해서 도라치 차도 좋아하고, 그 쌉싸름한 향취 때문에 도라지청이나 도라지 나물도 좋아합니다. (대학 때는 도라지 담배도 좋아했...ㅎㅎ)

사실 요즘 서울에서는 국산 도라지 찾기가 너무 어려운데, 다행히 저는 시댁이 안동이라(안동 도라지가 유명하거든요) 내려갔다가 시장에서 푸짐하게 사 왔어요.

그런데 도라지 다듬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마넌어치 사다가 씻고 껍질 벗기고 쪼개는데 둘이서 세 시간 넘게 걸렸어요 ㅠ

늘 느끼는 거지만, 집밥이라는 것들은 언제나, 시간과 품과 노력이라는 정성들로 만들어지는, 그래서 돌고 돌아 결국은 진리가 되는 음식이 아닌가 싶어요.

도라지를 까고 쪼개느라 칼 쥔 손이 떨어져 나갈 듯한 통증을 느끼며 마무리를 하고 보니, 언제부턴가 손가락 마디마다 통증을 느낀다고 얘길 하던 엄마가 생각나네요.

엄마는 평생 우리 먹일 거리들 장만하느라고 수십 수백날을 이렇게 힘들었겠지 싶어서...
갑자기 엄마가 보고시프 ㅠㅠ 

어쨌거나 열심히 깠으니 맛나게 무쳐서 신나게 먹겠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