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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자유를 외치던 날에
게시물ID : sisa_5931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병맛이야기꾼
추천 : 11
조회수 : 689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5/18 15:45:12


518어머니.jpg



탕.

 

구멍에서 길따란 쇳덩어리가,

쉬익 날 향해 날아오는디,

 

희한한게,

나는 말이지.

 

나라라는것에 충성을 하겠다고 말이지.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저 여치마냥 덜룩한 옷 입은 사내들 작대기에선 무슨 영문으로 불을 뿜는가.

저 더러운 구멍에서 나온,

저 더런 것이,

왜 날 향하는가.

 

그렇게 멍하니 얼어붙었던 순간에,

그 짧은 순간에,

영원같던 순간에,

 

글도 모르고 평생을 시장바닥서 나물팔아 나 키우던 우리 불쌍한 어매 얼굴 떠올르네.

아들낳았다고 좋아서는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던 영정사진 속 우리 아련한 아부지 얼굴 떠올르네.

동생 학교보낼거라며 꿈도없이 공장서 미싱만 돌렸던 우리 미안한 누이 얼굴 떠올르네.

미안하단 말도 못하고는 수의입고 표정도 없이 땅 속으로 묻힐 내 얄궂은 얼굴 떠올르네.


내 무덤 보고 평생을 눈물흘릴 우리 어매 떠올르네.

평생을 통곡만 할 우리 불쌍한 어매 떠올르네.

 

영원같던 순간에,

그 짧은 순간에,

그렇게 멍하니 얼어붙었던 순간에,

 

쩌 먼데서 눈이 둥그래져서는 화들짝 놀라서는 잔뜩 겁먹어서는 날 향해 뛰어오는 우리 어매 보이네.

어매 오지 마소. 내 가는 곳 어매는 못 오요.

더런 것들 날라다니는 지금 이 곳 오지 마소.

생채기라도 나지 마소.

 

구멍에서 길따란 쇳덩어리가,

쉬익 날 향해 날아오는디,

 

눈에서 짧다란 눈물방울이,

토옥 땅 향해 발치로 떨어지는디,

 

참말 희한한게,

나는 말이지.

 

나라라는것에 충성을 하겠다고 말이지.

국기에,

대해,

경례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자고,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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