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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긴데 들어주실래요..?원하던대학에 입학하는데행복하지않아요..
게시물ID : gomin_10117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hra
추천 : 6
조회수 : 375회
댓글수 : 11개
등록시간 : 2014/02/24 02:43:01
고등학교 다닐때는 대학가는게 정말 재미있을거라 생각했고
꿈만 같은 일일거라 생각했습니다
남들처럼 그렇게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비슷하게 노력했고 미대입시를 하며
줄곧 바라보던 목표대학 떡하니 합격했고
지방국립대는 장학생으로 합격 했어요

지방국립대는 제가 사는 지방에 있는 반면
목표대학은 수도권이라 이제 올라가서 살아야하고..
준비할것도 돈도 많이 듭니다
물론 부모님께선 국립대를 원하셨지만 결국은 원하던대학 등록금까지 냈습니다

몇일전 입학식때문에 잠깐 올라갔다 왔어요
제가 생각하던 만큼 꿈만같고 썩 유쾌할것같진 않더군요..
예대 악습인 학번제에 군기..
뭐 이런것들은 지킬수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던 그런
제 최대목표대학이었기때문에
그런 꿈만같던.. 모든상상이나 낭만 같은것들이 와장창 깨져버렸습니다

집에 내려오는 버스가 3시간정도되는데
자고싶어도 생각이 많아져 쉽게 잠이 안오더라구요
오면서 계속 생각했어요
내가 장학금을 포기하고, 뱀의머리가 되는 것을 포기하고
올만한 그런수준의 대학이었나
무엇보다 다른 친구들 수준을 따라갈수있을지 그것부터 너무 걱정됩니다
입시를 약간 늦게 시작한편이기도 하고..
미대는 지원이 빵빵해야하는데
사실 저희집 잘살지 않거든요

아빠가 경찰 공무원이세요
엄마는 주부시구요
수입이 넉넉치가 않죠.. 언니도 대학생이긴한데 그나마 전장받고 다니고
왠만한 지출은 저한테 들어갑니다
어떻게보면 지금 제사정 최악의 상황이에요
공무원 한분만 일하시지..
공무원은 국가장학금도 안되죠
저는 무턱대고 서울로 올라갔는데 게다가미대..
학생회비니 뭐니에 재료비 생활비 기숙사비
1년에 2000은 잡아야되요
등록금은 뭐이리 비싼지.. 입학금까지해서 550이네요 개같은..
일단 첫학기는 내주시는데
2학기때부턴 학자금대출이에요

엄마아빠가 여행을 자주 다니시거든요
우리나라로도 자주 다니시고 동남아쪽도 가시고..
두분다 이제 53세시라 이제야좀 즐기시고 해야되는 나인데
이제 그런 여행도 못다니신데요
저때문에
아빠는 기름값이라도 조금아껴본다고 자전거타고 회사다니신다고..

제가너무 이기적인게 합격하고 너무 좋아서 다른 말이 귀에 안들어왔어요
그래서 국립대는 생각도 안하고 무조건 몰아붙이기식으로
여기 가는건데
등록 다끝나고 학교가보고 제가 바라던거에도 너무 못미치고 그러니
이제와서 생각해보니까 너무 죄송한거에요
그렇게 높은대학도 아니에요
단국대 천안 순수미술쪽인데
솔직히 장학금타기도 자신없어요
저는 제그림은 안그렸어요 그냥 미술이라는게 좋아서 시작한거지
한국화에 정도 없었어요
제그림은 못그려요 아예 다른건 하지도 않아봤고 못해요
그저 주어진대로 똑같이그리기만 하면되는
멍청한 입시그림만 열심히했지
전 진짜.. 이게 제 길인지도 모르겠고
남들한테는 작가가꿈이다 나름 확고한척 하면서 대답하면
남들은 다들 넌 확고해서 좋겠다 이런소리하는데
전 정말 그말을 듣고 싶어서 그런척만했어요
제가 뭘해야할지도 뭘좋아하는지도 이게 맞는지도 모르는 상태인데
미래에대해서도 너무 막연하고 자신없고 두렵고 무서운데..
이런상태에서 장학금을 탈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다른 친구들 보면 다 잘꾸미고 즐거워하고 그림만 열심히해야지 그러는데
전 옷사기도 너무 죄송하고 즐거워할 그럴 여유도 없고
그림만 열심히하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것같네요
한창 같은과친구들은 즐거워하고 놀러다니고 재밌겠다며
그러는데.. 전 전혀 공감되지가 않아요
미대로 유명한 학교 널리고 널렸는데 고작 이런 대학 나와서
취직이나 할수있을런지
또 애들 수준도 윗지역써서 떨어지는 애들이 오는거라 장난 아니던데..
그게 너무 두렵네요
그냥 우리지역에있으면서 느긋하게 다니고 장학금 받으면서
여유롭게 과수석하고 우월감느끼면서 다닐껄
후회 후회 후회
물론 이학교 떨어지고 광주에 있었다면
편입이나 반수준비하려던 참이었지만
이미 대학에 낭만은 없다는걸 깨달았고
생각처럼 즐거운건 아니라는 걸 알아버린 판에..
그저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뿐이네요

웃긴얘기지만 저 가족이 다 절 애기로 봐서
저도 엄마한테 의지하는게 좀 크고 거짓말도 잘못하고
떨어져본적도 없고 그러기도 불안해요
처음엔 기숙사가는게 그렇게 신났는데
생각해보니 이게 어떻게보면
이제 독립하는거잖아요
 우리집에서 내방을 갖고 내집처럼 생활하는 것의
마지막이라는걸 깨닫게되니까..
너무 떠나기싫고 슬픈거에요 3일정도 여행갈때도 집이그렇게 그리웠는데
가족들 너무 보고싶을것같고 집에서 저 뒷바라지 하느라 바쁘신 부모님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적은 나이지만 나이가들수록 부모님 뒷모습이 자꾸 보이는거 있죠?
엄마가 설거지 빨래개는 모습 아빠가 회사에서 돌아오시는 모습
죄송해서 도와드리는데
이제 저가면 그런사소한거라도 못도와드리잖아요..
엄마가 다른집엄마들은 식당가서 일하신다고
자기도 나가야되나 그런말하는데
전진짜 엄마가 그러는거 못봐요 ... 혹시라도 몰래 일하싱까봐
너무 걱정되고 미안하고...
아 저지금엄청 울고있어요 눈물콧물다 빼네 ㅎ..
감정이 복받쳐서 글 막썼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하시기 힘드실수도 있겠네요
제미래도 너무 불투명하고
경제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가족에게 죄송하고 후회되고
맘같아선 더 말하고싶은데 한버풀면 할말이 너무너무 많아서
여기서 마쳐야겠어요.. 아마 의식의 흐름기법으로 써내려간것같아요
혹시라도 저에게 도움될만한 것들이 있을까요?
무언가에 의지하고싶고 (예를들면 책이라던지..)
어떤 방안이 있다면 좋을텐데..
그냥 길지만... 누군가 제 얘기를 듣고
잘해내갈꺼라고 몇마디만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 읽으셨다면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냥 제 고민을 말할곳이 필요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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