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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교육대 불침번
게시물ID : poop_1102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조디
추천 : 1
조회수 : 50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5/19 16:38:40

신병교육대 때의 이야기입니다.
그날따라 추운 12월의 어느날 강원도 홍천의 모 부대 신병교육대 였습니다.
나이많은게 자랑은 아니지만서도, 아직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정도만 말씀드립니다.
물론 소변도 벽보고 일렬로 쏘는 시스템...
우리 소대에는 그 다음날이었는지, 그 다음 다음날이었는지 건강상 이유로
귀가 조치가 예정된 동기가 있어서 특별히 불침번 근무가 FM이었습니다.
하필 그날은 제가 새벽 두시정도에 불침번을 서게 됐습니다.
조용히 한 동기가 저를 부릅니다.
'야, 나 똥마려'
새벽에 화장실에 갈 일이 생기면 불침번과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가 함께
간부소대에 가서 보고하고 밖에 있는 푸세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불침번은 그동안 밖에서 대기해야만 했죠.
왜 괜히 추위에 발발 떨며 똥누는 사람을 기다려야 하는지 짜증이 났지만
그 즈음 주변 부대에서 푸세식 화장실에 빠져 사망한 훈련병이 있었다는
말같지도 않은 소문때문이라고 위안을 삼았습니다.
저는 가져간 후레쉬로 그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와 푸세식 화장실로 향했고
무서워하는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에게 후레쉬를 건네며,
'빨리 싸 ㅆㅂ'
라고 쾌변을 빌어줬습니다.

문이 닫히는가 싶더니 이내 그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가 문을 박차고 쏟아져 나옵니다.
'ㅆㅂ.... ㅆㅂ!! ㅆㅂ!!!!'
'왜! 왜! 뭔데??!!'
'사..사람... 사람... 사람!!!!'
'뭐??!! 사람??!!!!!!'
순식간에 그 말같지도 않던 주변부대 훈련병 소문이 생각났습니다.
동시에 왜 하필 내 불침번 시간에 이런일이 일어나는지... 그 똥덩어리가 원망스러웠습니다.
제 손에는 쾌변을 빌어주며 붙였던 담배가 한모금 밖에 안빨린 상태로 꽂혀 있었습니다.
마음을 추스리며 심호흡과 같이 담배 한모금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뿜은 후,
똥덩어리에게서 후레쉬를 뺏어 조심스레 다가갔습니다.
후레쉬를 최대한 빠르게 휘두르듯 하며 순간적으로 푸세식 변기 안의 상황을 봤습니다.
분명 손이었습니다.
'ㅆㅂ..... ㅈ 됐다....'
너무 순간적으로 보고 나니 확실히 해야겠다는 용기도 생깁니다.
다시 한번 휙!
'ㅆㅂ... 맞네......팔까지....'
소위 똥독이라는게 색깔을 검게도 만드나? 싶었습니다.
그렇겠지... 똥독이라면 검게 변하는게 오히려 자연스러운거 아닌가? 라고 한가로운 생각마저 듭니다.
다시 한번 휙!
'ㅆㅂ 장갑은 꼈네..........'
'진짜? 어쩌냐 ㅆㅂ? 빨리 보고해야되는거 아냐?'라고 얘기하는 똥덩어리가 진짜 미웠습니다.

잠시후...
.
.
.
.
.
.
그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는 장갑이 '꽂혀있던' 똥탑(낮은 기온 탓에 어느때보다 얇고 뾰족하게 얼었던)에
신경질적으로 짱돌을 던졌고, 두개째인지 세개째인지에서 그 공포의 똥탑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콧노래까지 부르며 똥덩어리... 아니 똥마려운 동기는 점점 똥안마려운 동기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제 손은 약간 떨고 있었지만, 두개피째의 담배부터는 안도의 웃음이 번졌습니다.
'하... 장갑이 어떻게 그렇게 하늘을 보고 폭! 꽂히냐..... 그나저나 장갑 떨어뜨린 ㅅㄲ는 어쩌냐.... 야!! 빨리 싸!!'

출처 제 흐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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