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pirit, One Team, One Goal.'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는다.'
파벌로 인해 멍이 든 대표팀을 맡으면서 홍명보 감독이 꺼낸 말이다.
최강희 전 대표팀 감독을 SNS로 조롱했던 기성용에게 쓴소리로 일침을 가하고
원칙대로 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던 박주영을 계속 뽑지 않으면서 대표팀을 바로 세워 갔다.
하지만 문제는 홍명보 감독 본인이 이 원칙을 깨면서 시작됐다.
홍명보 감독은 팀에 도움이 된다면 원칙을 깰 수 있다며 원칙을 어겼다.
하지만 우리는 홍명보 감독이 원칙을 깼다는 사실보다도,
'인맥 축구'를 하고 있는 건 아닌지에 관한 사실 때문에 이 사건이 더 불편하다.
박주영은 병역기피 문제와 같은 도덕적인 문제로 대표팀 승선에 대한 큰 논란이 있었다.
또한 도덕적인 문제는 고사하더라도,
실력적인 면에서도 그가 대표팀에 승선할 가치가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과거에 박주영이 훌륭했다 해도,
몇 개월이 아닌 몇 년간 그가 활약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으며,
그나마 최근 보여준 볼튼과의 경기에서는 슈팅 0개를 기록하였다.
한마디로 대체 무얼 보고 대표팀에 승선했는지 검증할 수가 없었다.
즉, '실력'으로 뽑혀야 할 축구에서 '인맥'으로 뽑힌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겨나는 건 당연했다.
하지만 그는 뽑혔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선수선발이 '실력'이 아닌,
'인맥'에 기반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는 없다.
그리스전과 같이 이번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박주영이 큰 활약을 펼칠 수 있다.
하지만 인맥이라는 특권을 통해 성공하는 그의 이야기를 보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보기 불편한 건 사실이다.
뿌리가 썩어도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리고 탐스러운 열매를 맺는다면 사람들은 환호를 보낼 것이다.
하지만 썩은 뿌리에서 나는 그 열매는 결코 달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