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Agnes)의 노래 양미자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소설가 김훈은 인간이 비루하다고 했다. 그 말에 백 번 동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비루한 인생 그 가운데서 어떻게든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그래서 살아가게 되나 보다. ------------------------------------------------------------------------------------------------------------------------------
같이 영화를 봤던 다른 이의 평. 이 평도 공감.
내 인생은 진창 속에 있어도 나는 사물에서 밝음을,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말하는 장면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얘기하다가 사실은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자기 삶의 모습이기도 함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내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기쁨, 행복을 발견합니다.
시가 안 써져요..
시가 안 써져요..
그렇게 고뇌하던 양미자 할머니는....
자신의 손자가 저지른 감당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그 고통 한가운데서 드디어 시를 뽑아냅니다.
예술 작품은 예술가의 고통을 먹고 자란다..라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토록 쓰고 싶었던 한 편의 시가...
그토록 고통스런 삶의 한가운데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도 가장 고통스러운 삶 속에 피어난다는 사실을..
동전의 앞뒷면처럼...
그렇다고...
영화는 말해주네요...
잘 보았습니다...
한 권의 철학 책을 본 것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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