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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를 보고
게시물ID : movie_16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ulove
추천 : 5
조회수 : 98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0/05/31 21:35:40
  이상한 영화였다.   충격적인 장면도 큰 소리 치는 배우도 없었지만   계속 흔들리는 심장의 울림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정작 시라고 읊는 부분보다   그냥 사람들의 대화가, 독백이 더 시 같이 느껴졌던 영화.   만약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렇게 느꼈더라면   아저씨라는 나이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시처럼 아름다울 수 없는 인생,   시처럼 평화롭지만은 않은 인생이지만   잠시 반짝이는 잠깐의 행복을 위해,   즐거움을 위해,   우리는 그렇게 사는지도 모르겠다.      

아녜스(Agnes)의 노래                                          양미자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 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소설가 김훈은 인간이 비루하다고 했다. 그 말에 백 번 동감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비루한 인생 그 가운데서 어떻게든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그래서 살아가게 되나 보다. ------------------------------------------------------------------------------------------------------------------------------

  같이 영화를 봤던 다른 이의 평. 이 평도 공감.

내 인생은 진창 속에 있어도 나는 사물에서 밝음을, 아름다움을 찾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말하는 장면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얘기하다가 사실은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자기 삶의 모습이기도 함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내 삶의 가장 고통스러운 부분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기쁨, 행복을 발견합니다.

시가  안 써져요..

시가 안 써져요..

그렇게 고뇌하던 양미자 할머니는....

자신의 손자가 저지른 감당하기 힘든 현실 속에서..

그 고통 한가운데서 드디어 시를 뽑아냅니다.

 

 예술 작품은 예술가의 고통을 먹고 자란다..라는 말을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토록 쓰고 싶었던 한 편의 시가...

그토록 고통스런 삶의 한가운데서 피어난다는 사실을....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도 가장 고통스러운 삶 속에 피어난다는 사실을..

동전의 앞뒷면처럼...

그렇다고...

영화는 말해주네요...

잘 보았습니다...

한 권의 철학 책을 본 것 마냥...

-------------------------------------------------------------------------------------------------------------------------------    이런 좋은 영화를 평일 오전 9시와 오후 2시밖에 상영 안 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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