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왕조-'조선 왕 독살 사건'(이덕일)을 읽고
게시물ID : readers_157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yulove
추천 : 1
조회수 : 140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0/05/31 21:46:01
  한 왕조의 유통기한은 대략 몇 년일까? 저자 말로는 대략 200~300년 안팎이라고 한다. 따라서 300년을 넘어선 왕조는 굉장히 드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조선은 500년을 버텼다. 유통기한이 지난 왕조가 계속 유지되었던 것이다. 그러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중 하나가 바로 조선의 수많은, 왕 독살설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조선 왕의 독살설들을 보면 망해야 할 왕조가 망하지 않을 때, 얼마나 끔찍한 일이 발생하는지를 알 수 있다. 당파들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투고, 왕은 허수아비가 되어 당들의 눈치를 보기에 급급하다. 권력이 없는 왕이기에 소현세자, 정조 같은 개혁파 군주도, 경종과 인종 같은 당파에 주눅 들었던 군주도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마치 죽은 벌레에 잔뜩 끼인 파리 떼들을 본다고나 할 수 있을까? 권력에 눈이 먼 조선의 신하들 앞에서 나라의 미래나 운명, 왕은 우습게 여겨질 뿐이다.

  이 모든 것은 임진왜란 때 나라를 버리고 떠난, 사실상 왕이기를 포기한 선조 이후에도 조선이라는 나라가 계속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민중들이 선조를 향해 돌을 던지고 욕을 했다고는 하지만 나라를 뒤집지는 않았다. 순진한, 아니 순수하다 못해 어리석은 민중이 자신들을 버린 왕과 사대부를 다시 살려놨던 것이다. 그 결과로 수많은 사대부들이 백성들의 피를 빨아 먹으며 당파 싸움에만 힘쓰게 된다. 몇 백 년 동안 힘든 백성을 위해 노력한 사대부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유통기한이 지난 부패한 권력자들은 제때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사라지도록 모두가 저항해야 한다. 이 책은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사람들이 아주 오랜 기간 동안 심한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내일 모레 있을 선거가 이미 사라져야 할 썩은 권력을 지켜주는 그런 선거가 되지 않길 바란다. 유통기한이 지난 권력이 풍기는 썩은내는 상상 그 이상이기에.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